금요일 오전,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관악산을 향해 달렸습니다.
모처럼 만의 산행인지라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서
무난한 코스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슬슬 숨이 차올랐습니다.
엉 기적 거리면서 가는데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더군요.
뒤를 돌아보니 아주머니 여럿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계시더군요.

신경 쓰지 않고 묵묵히 올라가는데 웃음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주머니들 왜 이렇게 빨리 올라오시나~~'
전 따라잡히기 싫어서 속도를 더 냈습니다.

그럼에도, '깔깔깔' 소리는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 또렷이 들리더군요.
정말 자연스럽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호쾌한 웃음소리와 함께 슬슬 걸어오시는데
맹렬히 걷고 있는 제가 비참해지더군요. T.T 결국 따라잡혔습니다.

아이들 학원에 관한 이야기로 열띤 토론의 장이더군요.
그러면서도 페이스는 전혀 뒤처지지 않는 엄청난 내공-_-
아주머니들이랑 저랑 나이가 바뀐 거 같다는 혼돈이 올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얼마 정도 걸었을까 저는 결국 아주머니들을 잡지 못한 체
뒤처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중년 아저씨들의 역습.
정말 운동부족이라는 게 실감이 나더군요.

현실을 인정하며 결국 목표 지점까지 올라가니 그래도 한결 낫더군요.
하루가 지났음에도 아주머니들의 쾌속질주가 머리에서 떠나질 않고 있다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