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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래는 항상 곁에 있다.~ : 새 앨범 [HOME]에 대해서

도쿄로부터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는 한 채의 양옥에서 이번 미스터 칠드런의 사진촬영이 있었다.

촬영시작까지 기다리는 중에, 대기실에 있던 멤버들로 부터는 그다지 특별한 얘기를 들을 순 없었다. 너무나도 조용조용한 성격들이라... 밖에서 방안을 들여다 봤더니, 당연한 말이지만 그들은 그곳에 그저 가지런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레코딩 중에도 그다지 대화는 없다고 전부터 그들은 줄곧 얘기해 왔는데, 그 말은 특별히 녹음중에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닌 모양이다.

"사이는 좋아요. 당연히^^ 4명 서로서로가 뭔가... 사쿠라이와 가장 많은 얘길 나누는 건 분명 ZEN일것이고, ZEN은 밴드에서 어머니 역할이라고 할까?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멤버 전원을 이어주는 역할이지만. 타하라와 사쿠라이가 대화가 별로 없다고 해도 둘 사이에는 분명 무언가 존재하는 것이 있을 것이고, 나카가와와 타하라, 사쿠라이와 나카가와 사이에도 분명히 있겠죠. 물론 저에게도 각각 파이프의 연결방법이랄까 하는 것이 있긴한데요... 재밋네요^^ 음... 재밋다고 할까, 잘 모르겠네요."

그렇게 말하곤 프로듀서 고바야시는 웃는다.

데뷔에서부터 15년이 흐른 지금까지, 그들이 자발적으로 활동을 접고 휴식을 선택했던 것은 97년부터 98년에 걸친 약 1여년(실질적으론 반년정도) 뿐이었다.

이미 미스터 칠드런이라는 밴드 자체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존재'이기에 좀처럼 피부로 체감할 순 없었지만, 역시 그 사실은 매우 특별한 것이다.

그들과 같은 멤버가, 그리고 그 음이, 평범한 삶속에서 언제나 살아숨쉬고 있다는 사실! 그 의미를 지금부터 천천히 다시 한번 음미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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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정말 자신 있는 작품입니다.' 작년 11월, 사쿠라이 카즈토시는 여느때와 다름없는 온화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HOME]이라고 하는 심플하면서도 아무런 치장이 없는 타이틀이 붙은 새 음반에는, 그가 말하고 있는, '굉장히 가까운 사람들과 익숙한 풍경들이 보여요' 라고 하는 따뜻하고도 사랑스러운 곡들이 여러곡 수록되어 있다.

2007년, 데뷔 15주년이라고 하는 기념해 마지않는 이 해에 그들이 내적으로 도달한 곳은, 바로 그들의 '원점'이라고 할 만한 음악, 그 음악의 본질에 매우 가깝게 다가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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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라데이션을 메워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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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I♥U』활동 후, Mr.Children이 처음으로 보인 공식적인 움직임은 바로 작년 7월에 릴리즈 했던 싱글「箒星」였다. 약동감이 넘쳐 흐르고 마치 타이틀 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듯이 팝적 감각이 넘쳐나고 있던 이 곡은, 최근의 미스치루에게선 쉽게 들을 수 없었던 것 같은... 어디선가 툭 하고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 나는 팝송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진실로 어떤 '완성'에 대하여 확신을 갔게 되었던 것은, 후일 사쿠라이가 가지고 온 신곡『彩り』를 녹음하고 나서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彩り』를 중심으로 해서 이번 새 앨범은 그 모습을 조금씩 드러 내었다.

"「箒星」의 어레인지는, 조금 가지런하다(systematic)-고 할까요? 기타음을 쫒아가봐도 그렇지만... 여러가지로 세심하고 꼼꼼한 작업들이잖아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와는 정반대로 노래(보컬)를 전면에 내세워서 좀 더 가사와 목소리가 잘 들리는 쪽으로 에레인지를 해보는 실험도 해 보고... 음... 조금은 망설였던 부분도 있었네요."(ZEN)

"그... 전 작이었던『I♥U』라고 하는 작품을 완성하고 난 후, 저희들이 다시 레코딩 작업을 시작했던 그 첫번째 발걸음이 바로 이「箒星」였는데요, 근데 그게 어레인지도 굉장히 팝스럽게 나왔고, 음(音)적으로도 굉장히 다부지게 만들었죠. 그래서 그... 머랄까...? 일단, 그 곡이 있고 그 후에 그것을 싱글로 만들어 내면, "아! Mr.Children은 앞으로 이런식으로 나갈껀가?"-하는 식으로...

음... 주변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단정지어 버리지 않을까-하고 생각되 버려요. 하지만 제 안에서는, 그런 것이 아니라 일단 처음으로, 사람들과 세상속으로 들려드리고자 하는 '제 1탄' 이라는 의미로서는 이「箒星」와 같은 어레인지나 곡들이 참 잘 어울리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자! 그럼 그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하는 문제에 부딪히면, 그건 제 안에서도 아직 잘 보이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이『彩り』가 만들어짐으로 해서, 무언가「箒星」로 부터『彩り』로 이어지는 '그라데이션'이라고 할까요..."

'깊음/짙음' 비슷한 것이 자연스레 상상이 되기 시작하더군요. 그「箒星」로 부터『彩り』까지의 그라데이션을 이번 앨범의 수록곡이라는 형태로 하나씩 하나씩 차근 차근 만들어 갈 수 있겠지?-하고 생각한 순간,「箒星」의 바로 이 어레인지에서, "아, 틀림없구나!"-하는 느낌이...(사쿠라이카즈토시)

데뷔 시절부터, 그들과 동고동락 해온 고바야시는, 현재 그들의 음악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Mr.Children이라고 하는 밴드는, 항상 자신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하는 상을 품고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밴드라 할지라도 분명 어디에선가는 한번 정도는 자신들의 가장 순수한 모습과 대면하고자 합니다만, Mr.Children이라는 존재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커져버린 지금에도 자신들의 실체와 항상 대면하고 있을 뿐더러, 항상 그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 밸런스가 너무나도 기적적이라고도 생각하는데요...『彩り』라는 작품이 다름아닌 바로 그들의 그러한 인식에서 나온 곡이니까요."(고바야시 다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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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틀 [HOME]이 의미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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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언급했던『彩り』와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역할을 맡은 곡이, 그 즈음하여 사쿠라이의 가슴속으로 부터 한곡 더 탄생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앨범의 라스트를 장식하는「あんまり覺えてないや」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곡을 접한다면 우선은「彩り」보다도 더 소품적이고 화려함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매우 심플한 곡이라는 인상을 받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인상이라는 것은 순식간에 거대하게 변한다. 세상 어디에라도 있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어벙함을 가진 그러한 흔하디 흔한 남자와(그는 왠지 이 노래를 만들고 부른 사쿠라이의 모습과 자연스레 겹쳐지는데...)그의 주변을 따뜻하게 감싸는 광경이 그저 담담히 묘사되어 있는...

바로 이 곡이 이렇게 까지 감동적으로 울려퍼지고 있다는 것! 거기에 현재의 Mr.Children이라고 하는 밴드의 '내공'이 묻어나온다. 또 그것과는 완전히 대조적으로, ZEN이 말하길 "플레이어 각자의 에고(자아)가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듯한 곡"들은 결과적으로 이번 앨범에는 수록되지 못했다고 하는 점도, 역시 그들의 현재를 상징하는 에피소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 타하라(田原)가 싫어 했던 그 곡 말이지?"(사쿠라이)

"그래, 타하라가 너무 싫어해서, '나, 이거 진짜 싫은데...'라고 줄곳 얘기했었잖아^^"
"꽤 프로그레시브한 느낌의 곡이긴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 전부 토해내 버렸기 때문에 오히려 거꾸로 가벼운 마음이 될 수 있었던 부분도 분명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드네요. 굉장히 끈적끈적했는데... 다른 곡들과 매치시켜 보거나 아니면 반대로 전부 분리시켜보거나 했는데...
일단 어떤 의미에서는 뮤지션싶(Musicianship)적인 면에선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었는데요,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그러다 보니까 역시 '이곡, 이번 앨범에서는 빼는 게 낫겠지?'-하는 제안에 쉽게 납득할 수 있었고, 거꾸로 앨범에 들어간 곡들에 대해서는 만든이(=사쿠라이)의 공기가 있는 그대로 베어나오고 있고, 그 분위기라는 것이 결국 이런 것이니까요. 뭐랄까, 굉장히 자연스럽게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거라서..."(ZEN)

『HOME』, 최근 몇년에 걸친 미스치루의 작품들 중에서도 단연 직설적이고 심플한 이 타이틀이 최종적으로 새 앨범의 이름으로 결정되게 되었다.

"『あんまり覺えてないや』가 완성되었을 즈음, 'HOME-MADE'라던가 하는 타이틀들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무언가, 따뜻함이랄까, 손수 정성들여 만들었다고 하는 느낌이 굉장히 잘 묻어나는 앨범이라 생각했으니까요"(사쿠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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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드의 원점. 그리고 그 너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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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箒星」や「しるし」등 사전에 싱글로 발표한 곡들을 들으면서 내멋대로 생각했던 것은, 2002년에 발표했던 앨범『IT'S A WONDERFUL WORLD』와 굉장히 닮았으리라 하는 것이었다. 록밴드로서의 거친 질감이 아니라 스트레이트한 곡들 한곡 한곡에 기댄 앨범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본작에도 이와 같은 의미와 상통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실제로 음으로서 들어본 후의 인상은 예상 외로 많이 달랐다. 그리고 다시『IT'S A WONDERFUL WORLD』발표 전후 사쿠라이의 인터뷰들을 찾아보니 그는 당시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하고 있었다.

"어쨌든 간에, 일단 좋은 곡을 쓰고 싶어요," / "밴드로서 이러내 저러내 하기 보다는, 무조건 좋은 곡을 쓰고 싶으니까 그 욕망을 향하여 끝없이 전진하고 있습니다."라고...

그리고 역시, 현재 사쿠라이의 발언은 그 때와 무척 닮아있는 듯하면서도 많이 다르다. 지금의 그는,

"마음에서 나온 곡을 있는 그대로 형태화 시켜서 음악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라고 말한다. 거기에는 이전처럼 '좋은 곡을 쓰고 싶다'-라고 하는 에고(ego)와 욕망은 그다지 찾을 수 없다.

"아니... 진짜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지요. 솔직히 지금은 그저 '좋은 곡이 됬음 좋겠다'-하는 정도네요."(사쿠라이)

1992년 데뷔해서부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15년이라고 하는 세월이 흘러가 버렸다. 이 시대구분의 기념비와도 같은 역할자로서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이번『HOME』이라는 작품에는 무언가 감개무량한 느낌이 있다. 그들 4명이『HOME』으로 돌아왔다-라는 식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Mr.Children이라고 하는 밴드에는 '원점회귀'라고 하는 단어가 그닥 어울리지는 않지만, 그들 자신에게도 이런 느낌이 어딘가에 있었던 것일까? 다시말해 '돌아 왔다'-고 하는 뉘앙스가 새 작품 속에는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음... 그런 뜻도 있을 것 같네요. 그런 회기(回歸)적인 느낌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그... ...Mr.Children이라는 밴드가 탄생했을 시점부터 가지고 온 특징이라 그럴까... 가장 심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던 것은 어쨌든 노래/음악이라고 하는 존재를 중심에 놓고, 우리는 우리 음악을 들어주는 대중을 위하는 그런 스타일의 밴드다-하는 점이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무언가 그 노래라고 하는 존재에 대해서 굉장히... 노래라고 하는, 음악이라고 하는『HOME』(고향)에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빠져들어가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사쿠라이)

"하지만..." 그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고 저희들의 이야기이구요. 우리들의 사정따윈 사실 어찌 되었든 상관이 없으니까. 그 누구에게라도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이 좋은 곡으로 남으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인터뷰에 답하는 것도 때론 곤란하고... 저희들에게는 그런 의미입니다만, 하지만 그런거 실재론 아무 상관없다고 말하지요. 결코 우리가 정하고 또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사쿠라이)

너무나 당연해서 의식하지 못했던, 소중하고 소중한 존재들. 그것들을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볼 수 있도록, 이 손으로 느낄 수 있도록, Mr.Children의 노래는 그렇게 울려퍼지고 있다. 그들이 전달하고 싶은 것은 바로 그 음악, 그 노래 안에 있다. 그리고 그 노래는 언제까지고 그들과 또
당신의 곁에 머물러 있다.

『HOME』이라는 작품은 그러한 사실을 가르쳐 주고 있다.

(SWITCH 권두특집 인터뷰, 다이제스트 / 2007년 2월 20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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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새 앨범은 현대적 사운드와 그들이 지금 가지고 있는 음색으로 [EVERYTHING], [KIND OF LOVE], [VERSUS]로 이어지는 초기시절을 재현한 듯한 그런 느낌이 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용적으로도 흔하디 흔한 것들을 다시보고 또 소중히 여긴다는 점에 대해서는 너무나 공감이 됩니다.

** 이 인터뷰는 다이제스트구요, 정식 원문이 손에 들어오는대로 번역해서 올리겠습니다. 이제 한달도 남지 않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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