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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Mr.Children의 열혈팬입니다. 항상 눈팅만 하다가 늦은감이 있지만 인사드립니다. 항상 조용히 들어와서 자료만 퍼가거나 정보만 확인하고 그랬는데요, 새해를 맞이하여 저도 무언가 공유해야 겠다는 생각에 인터뷰를 하나 번역해 보았습니다.(아! 저는 대학에서 일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입니다.)

사쿠라이상이 단독으로 가진 비교적 최신 인터뷰이구요, 최신 싱글들과 새 앨범에 대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번역스러운 문체나 딱딱한 표현, 논리적으로 앞뒤가 안 맞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고려해서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른 인터뷰들도 올리겠습니다. 좋은 자료 항상 감사드리구요,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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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桜井和寿 : 사랑의 언어, 마음의 언어]

- Prologue -
「箒星」「しるし」「ひびき」「彩り」... 아직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은 작품들까지 포함해 2006년 미스터 칠드런이 발표한 곡들의 타이틀을 나란히 놓아보았다. 이 제목들은 모두다 너무나도 심플해서 쑤욱 빨려들 듯 가슴속을 파고드는 단어들이다. 이것은 이미 전부터(정확히 얘기하자면 재작년 발매된 앨범「I♥U」때부터) 그들이 붙이는 곡명에서도 자주 보이는 경향이다. 그리고 가사의 내용에 있어서도, 이와 닮은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필요 없는 말들은 도려내고 표현하고픈 느낌만 남긴다. 현시점에서 볼 때, 가장 최신 싱글인「しるし」는 미스터 칠드런의 팬들이 학수고대하던 미스치루‘다운’ 감동의 발라드였다. 소중하디 소중한 사람을 향한 순수한 사랑=마음이, 그것을 잃어버렸을 때의 괴로움과 함께 절절히 표현되어 있다. 혹시 ‘사랑’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음악’과 닮아있지 않을까 싶다. ‘사랑을 노래하는 행위’에 대해서 물어보자, 긴 침묵의 끝에 사쿠라이 카즈토시는 이렇게 대답했다. 최고의 러브송이라고 자부하는 명곡「しるし」에 도달한 그의 도정을 더듬어 나가 보자면, 그것은 언제나 ‘단어’와 ‘음악’을 둘러싸고 그 중심에 존재하는 ‘마음’이라는 존재와 이어져 왔다고.

- 본       문 -
〈요즘은 특별히 노래로 만들 필요도 없는 것들을 일부러 노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아마도, 그...뭐라고 해야 할까... 우선 현실을 직시하고, 또 확실한 자각을 가지고 난 후에 (그 결론을) 사람들에게 전달하자-라고 하는 생각은 저에게 있어선 그다지 없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는 가운데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분명히 있긴 한데...” 그런데 그보다도, 그 마음 또는 감정과 매우 흡사한 울림이나 음(音)같은 것이 마음속에서 먼저 자라나서, 그 멜로디를 몸 속에서,,, 그러니까... 음,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순환시켜 보면, 그 멜로디에 자연스럽게 말(내용)이 붙여지고. 그리고는 점점 가사가 써져서...“

몇 번이고 침묵을 사이사이에 두고서는 겨우 마음속으로 찾아낸 말들은 조금씩 되살려 내는 듯한 신중한 말투로, 사쿠라이 카즈토시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애초에 툭하고 치면 대답이 우르르 쏟아져 나올 타입이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그이지만, 이 날만은 무언가 그 어떤 때보다도 마음속으로 긴 시간을 두고 정확하고 어울리는 단어들을 찾으려고 애쓰는 듯한 모습이었다. 잠시 후 그는 말을 이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사람들에게 얘기해 보았자 다 소용없는 일이지...’ 라고 생각해 버리곤 합니다. 굳이 사람들에게 말할 필요조차도 없고.. 라며...”
그리고 그는 다시 시선을 떨군다. 미스터 칠드런이 새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그로부터 수많은 이야기를 들어왔었지만, 침묵(무언)의 시간을 이토록 길게 느꼈던 적은 없었다. 이전의 그는 입을 다물고 있을 때도 머릿속으로는 수많은 단어들을 취사선택하고, 상대방의 질문에 대하여 자신이 생각한 것, 느낀 바를 숨기는 기색 없이 대답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침묵은 다르다. 그에게 물었다. “최근, 무언가 신상에 변한 것이 있습니까?”

“......음, 전부터 그런 게 있는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또 ap를 하면서부터는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프로젝트에도 관련되어 있고...”
사쿠라이 카즈토시와 프로듀서 고바야시 다케시가 중심이 되어 환경문제에 손을 대고 있는 ap bank의 활동은 순조로웠고, 작년 여름에는 재작년에 이어 2회째를 맞는 대형 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했다. Bank Band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미스터 칠드런의 멤버로서 그는 3일을 연속해 무대에 올랐다. ap bank 그리고 이 페스티벌의 존재는 지금의 그의 인생에 있어 하나의 축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뭘까...음... 하지만, 그다지... 제 안에서는 이 활동을 축으로까지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라고 해야될까...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느낌이 드네요.” 저의 축은 미스터 칠드런이고, 미스치루 활동을 통해 제가 받은 은혜를 Bank Band나 페스티벌의 형식으로 돌려드린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애시당초 미스터 칠드런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들이고... 밴드활동에 족쇄가 되거나 부담이 된다면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결론을 낸다는 것이 꼭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는 할 수 없다〉
수년전 ap bank활동을 시작하고, 환경문제를 그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진지하게 생각해가는 가운데, 어느덧 사쿠라이는 그러한 테제(명제)를 가지기에 이르렀다.
“환경이라는 균형을 맞추어가는 작업에 있어서, 아무리 환경에 좋은 일들을 꾸역꾸역 해 봐도 절대 좋은 결과만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의해 오히려 극단적으로 (환경 이외의) 다른 영역이 왜곡될 수도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좀 더 전체적인 넓은 시각에서 보든지 아니면 차라리 애매하고 희미하게 해 두는 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러므로 해서 오히려 균형이 맞추어 지는 경우고 있구요. 이는 밴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라서, 미스터 칠드런이라는 밴드는 원래 ‘이번에는 이런 식으로 가자!’-라고 하는 식의 회의는 전혀 하지 않습니다만, 곡을 만들고 합주를 하고 소리를 내보고 하면, ‘아, 이 사람에게는 이런 식으로 다가오는구나!’ ‘이런 것을 하고 싶었구나’-하는 것이 자연스레 알게 되고 그 느낌에 저도 반응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자연스럽게 균형을 맞춰가고 있는 거지요.”

무언가 보다 잘 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곧잘 저마다 생각하는 “바른 것/정당한 것”을 강하게 내세우려고 한다. 이러한 행동에 위화감을 느낀 사쿠라이는 그 감정을 적극적으로 가사화(化)해서 노래로 불러왔다. 예를 들어 전작「シフクノオト」에 수록된 싱글「掌」의 후렴부분, ‘ひとつにならなくていいよ(꼭 하나가 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하는 프레이즈는 그러한 사쿠라이의 뜻이 분명한 형태를 가지고 표현된 생각일 것이다. ‘하나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는 메시지... 하지만.

“제가 ‘발언을 한다’는 사실(행위)에 대해서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어 버렸어요.” 라고 사쿠라이는 말을 이었다. “발언한다는 것에 의해 거꾸로...... (본래의) 생각은 사라져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원래, 말이라는 것이 태어난 시점부터, 그것은 생각과 감정을 데포르메(의식적으로 대상을 과장, 변형시켜 표현하는 행위)하거나, 아니면 삭제시켜 버리는 것이리라-하고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음악의 경우는 말을 비약시켜도 그 과장된 부분에 있어선 청자의 상상력을 통해 보충 받을 수도 있고, 또 제 생각을 말로는 모두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음악 속에는 감정을 온전히 담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점에서 음악은 무척 즐거운 작업이기도 합니다 만은...”

“그 ‘가사를 쓴다’는 작업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 런지요”
“최근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 전부터 해왔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번 심하게 몰두하고 또 파고들어 쓴 가사들은, ‘이거 단어들이 너무 강한 거 아닌가’, ‘의미가 너무 한정적이군’ 이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애매한 식으로 고친다던가,,, 그 후에는 멜로디가 이런 말들을 나타내려 한다-라고 요구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점에 있어선 제 속에서 정말로 충실히 하고 싶다고 언제나 생각하고 있구요.”
한숨의 틈을 두고 그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
“가능한 한 제가 억지로 만들어 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것 보다는 단지 자연스럽게 베어 나오는 느낌을...”

재작년, 미스터 칠드런은 12번째가 되는 오리저널 앨범「I♥U」를 발표했다. 자켓 사진을 장식한 뭉개져버린 토마토 마크가 상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단지 본래 그대로의 느낌이라기보다는 무언가 그로테스크한 요소까지 포함한 ‘아픔’을 동반하는 ‘사랑’이 이 앨범에서 불려지고 있다. 특히 앨범의 후반부로 갈수록 숨이 멎을 듯이 강조되어 오는 압박감과 리얼리티는, 최근 수년간 미스터 칠드런이 작품속에서 도드라지는「異形さ(이형-평소와 다른 괴상한 모습)」라는 형태로 청자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그리고 ‘06년 , 마치 카운터 펀치와도 같은 강렬한 팝송「箒星」와 감동의 발라드「しるし」발표되었다. 재작년 5대 돔투어를 마치고 새해를 맞은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에 이 곡들은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고 한다.

“「I♥U」라는 작품에서는 첫해를 맞은 ap뱅크 활동...... 특히 Bank Band 활동을 하는 가운데, 이건 절대 Bank Band에서는 불가능하다 싶은 감동... 죽음의 냄새라고 할까, 질주를 거듭하다 진이 빠져 이대로 죽어버리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의 힘, Power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싶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너무나도 평상심을 잘 유지하고 있고, ‘난 무엇이지? Bank Band는 무엇이고. 미스터 칠드런은 무엇이지?’-라고 구분하고나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 하나가 만들어지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세상 속에 전해 나가면 그만이라고 할까? ...뭐 원래 그런 작업들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미스터 칠드런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 선보이고 싶다-라고 하는 잡념은 없습니다. 곡을 만드는 단계에서는... 하지만 일단 완성이 되고 나면, 예를 들어 곧 발매될 싱글「Fake」처럼 어그레시브한 곡이 만들어 지면, ‘좀더 멋드러지게 선보이고 싶은 걸!’-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만, 이는 뮤지션으로서라기 보다는 오히려 스텝에 가까운 시선으로써 바라보기에 생기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새롭게) 탄생한 곡을 있는 그대로 세상 속으로 흘려보낸다.”-라고 하는 그의 말은, 음악가로서의 중용을 잘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직 자신을 주장하고 내 새우는 것만으로 존재의식을 찾으려는 현재의 음악시장에 있어서 이런 사쿠라이의 생각은 오히려 더욱 눈에 띄는 독특함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가사도,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굳지 노래로 부를 필요까지도 없는’ 소소한 것들에 조금씩 마음을 향해 가고 있다. 어디에도 있는 것, 그렇기 때문에 더욱 보편성을 가지고 세상 속에서 울려 퍼진다.

“음... 어쨌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그...... Bank Band 활동을 통해 수많은 명곡들을 불러 보면서 각 노래들의 미감(美感)이 제 몸 속해 침투해 들어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지고 ‘굳이 노래로 표현하지 않아도 될 것까지’ 노래로 표현해 본다고 할까...”
Bank Band의 경험, 일본의 명연주자들과 함께 여러 타입의 명곡들을 함께 연주해 온 것은, 단지 보컬로서가 아니라, 가사를 쓰는 작업에 있어서도 특히 큰 영향을 끼쳤다.

“가사를 통해 모든 것을 끝까지 다 말하지 않는 편이 곧 자신(리스너)을 그 속에 투영시킬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두는 것이므로, 진실로 그 노래를 자신의 노래로서 받아들이고 부를 수 있겠구나... 하는 점은 실감했습니다. 결국 결과적으로는 보편적인 단어들을 고르게 되고, 물론 어디선가 들어 본 적이 있는 듯한 프레이즈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 점이 오히려 청자들의 감정에 익숙하고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그러다 보면 때때로 표절이네 도작이네 하는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가사들이란 것이 대게 그 누구라도 생각해 낼 수 있는 것들이거든요. 그런 소소한 의미들을 한 개인이 특별한 계기에 의해서 노래화한 것뿐이니까... 그래서 누구라도 생각해 낼 수 있는 내용들이니까 비슷비슷한 가사들이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고 그것을 마치 자신만이 생각하고 창조해 냈다는 생각도 사실 큰 착각이지요. 얼토당토않은 곳에서 사람들을 감동시킬 말들을 찾겠다고 하는 것도 어불성설이고, 당연히 무언가를 형태화시켜 보인다든지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애매하게 마치 보이는 듯이 표현하는 것뿐인데... 이것은 기술도 아니고 누군가가 만들어 낸 것도 아니라서...”
그러고는 그는 말을 찾아 다시 침묵으로 빠져 들었으나, 어떻게 해 봐도 자신의 생각이 말로 잘 정리되지 않는지 쓴웃음을 지었다.
“뭘까...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렇지 않겠나... 싶네요.”
그래도 역시 기술이고 재능이라고 생각 하는데요-라는 내 말을 가로막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그것을 ‘오직 나만이 볼 수 있는 것’ 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대단한 착각이고, 그 누구의 마음속에도 흘러넘치고 있는 프레이즈들이기 때문에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인데... 저는 단지 그런 존재가 되고 싶은 것뿐이지, 가사를 쓸 때 ‘나니까 이정도로 쓸 수 있는 거지’-하는 식의 생각에는 빠지고 싶지 않네요. 그렇기에 더욱더 그런 식으로...... 지금 레코딩하고 있는 작품들도 그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는, 어디에도 존재하는 일상들을 노래로 만들고 있는 거구요.”

그러한 사쿠라이의 음악을 향한 태도, 한마디로「겸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거듭 얘기한다.

〈음악 앞에서 겸허해지고 싶습니다〉

“그 음악이라는 것은 머릿속에서 나오는 멜로디라는 것입니까.” 그는 또다시 긴 침묵 속으로 빠져든다. “뭐라고 해야 할까요......”
일상적으로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해 할 수 있는 설명방법을 그는 열심히 찾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크고 넓은 범위의 이야기를 한다면...” 이라고 전제를 던진 뒤, 그는 말하기 시작했다.
“그, 음... 신이라고 할까, 우주, 자연, 또는 지구라든가 하는......”
“그런 존재들에 대한 감각(느낌)에 가깝습니까?”
“그런 것 같네요. 저로서는 통제 불가능한, 절대 손에 닿을 수도 없는 것들입니다만, 하지만, 압도적으로 나 자신이라고 하는... 음.. 그것을 내 세포라고 해야 할까, 내 피라고 해야 할까... 원래부터 흐르고 있던 것이라...”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예의 그 주름진 미소를 띄우더니, 모든 얘기를 처음으로 되돌리는 듯이 말했다.
“‘도대체 난 어디로 가는 거지?’... 하는 얘기로 돌아오네요.”

작년 9월, 미스터 칠드런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액션을 취했다.「the new big bang tour」라는 타이틀로, 이전부터 교우관계가 돈독했던 the pillows와 함께 전국 라이브 하우스 6곳에서 ‘라이브 하우스 투어’를 연다고 돌연 발표하였다. 싱글발매→앨범발매→전국투어 라고 하는 일반적인 스케쥴과는 완전히 다른, 그 어떤 작품의 발매 예정도 없이 덜렁 투어가 시작된다는 것은 미스터 칠드런 뿐만이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희귀한 일이었다. 하물며 일회성의 이벤트 공연도 아니고 투어라는 형태로 미스터 칠드런이 다른 밴드와 함께 전국을, 그것도 라이브 하우스 공연장을 순회한다고 하는 것을 그 누가 예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굉장히 많겠군요. 드는 생각들이... 공연후의 소회라고 할까? the pillows의 무대를 보고 느낀 점이라고 할까” 당연히 이런 얼토당토않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것도 다름 아닌 바로 사쿠라이 자신이었으나, 그 동기에 대해선 언제나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었다. 그들과 the pillows는 데뷔 초기부터 긴 친분을 쌓아왔고, 금번 투어에 있어서도, 3년 전 발표된 the pillows의 트리뷰트 앨범「シンクロナイズド・ロッカーズ」에 미스터 칠드런이 참가,「ストレンジ カメレオン」이라는 곡을 커버했던 일이 계기를 제공했다.
“미스터 칠드런의 콘서트 투어에서는 스테이지에서 다양한 효과와 장치, 대형 스크린 등을 활용하고 있습니다만, 이는 나 이외의 누군가를 위해 메시지를 보내거나 음악을 전달하고 싶다는 일종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the pillows의”「ストレンジ カメレオン」이라는 곡을 처음 듣는 순간, ‘아! 이것이야말로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멤버 자신들이 가장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곡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리허설 할 때도 그랬고, 실제로 무대에서도 그랬어요. 거기에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해 연주하는 모습에 관객 분들이 자연스럽게 호응하고 따라와 주었구요.“

I wanna be your gentleman
変われる場所を探しに行こうか 誰かみたいに
I wanna be your gentleman
隠れる森を目指してみようか 痛くないように
(「ストレンジ カメレオン」)

“정식으로는「ストレンジ カメレオン」이 컴필레이션 앨범에만 들어있었고 미스터 칠드런의 작품이라는 형태로는 발매되지는 않았기에 관객 분들의 호응이 있을까 싶었지만, 실재로 그렇게 까지 관객 분들이 좋아해 주실 줄을 몰랐어요. 그런 경험이 있고 나서, 과연 이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한다면, 아마도 이「ストレンジ カメレオン」연주 때 느낀 감촉/감동 그대로를...... 뭐랄까, 그다지 크지 않은 스케일의 공연장에서 다시 느끼고 싶다! 그것도 the pillows와 함께 같은 무대에서-라는 생각도 들고...”

왜, 사쿠라이는 그토록「ストレンジ カメレオン」이라는 곡에, 또「ストレンジ カメレオン」을 부르는 것에 그렇게도 빠져 있었을까? 그는 그 이유를 억지로 찾아내려고 하지도 않고 단지 느낌 그대로를 행동으로 표현했다.
“나중에, 그 땐 왜 그랬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건 아마도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 하는 연주라는 것에서 많이 멀어진건가 하는 기분이 문득 들어서...... 그래서 하고 싶었죠. 결국에는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몰랐지만...”

“느낌, 반응 이라는 점에서는 어땠습니까?”
“음.. 느낌은, 사실 완전 몰입상태였기 때문에 잘 기억이 안나요. 지금은. 하지만 마지막 공연 날, ‘결국 잡아냈다(해냈다)’-하고 생각했죠. 몇 군데 투어를 돌면서, ‘아~ 이런 투어에도 하나의 포인트가 있구나’-하고 느낀 점이 있었는데...... 그 사람(관객)이 가지고 있는 파워라고 하는 것이 심하게 잘 보일 정도로 보이는 구나 하는 거. 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으면, ‘어, 이사람 아무것도 안 들었네’-라는 식으로 정말 있는 그대로 전달되어 왔구요. 거꾸로 말해 느낌만 있다면, 다른 거 필요 없이 단지 아카펠라만으로도 모든 것을 전달 할 수 있겠구나-하는 것을 알았죠. 그 점은 the pillows를 보았을 때도 마찬가지였구요.”

라이브 하우스치고는 굉장히 큰 규모의 공연장이었다고는 하나, 최근 수년간 아리나, 스타디움클래스의 무대만을 홈그라운드처럼 이용해 왔었고, 그 어떤 쓸데없는 것도 배제된 상태로 오직 미스터 칠드런 멤버만이 덜렁 넓은 무대에 올라 연주하는 그 모습에 위화감도 없진 않았다. 전해질까/전해지지 않을까-하는 것이 아니고, 물론 좋다/나쁘다 하는 것도 아니다. 구태여 얘기하자면 멤버들과 그 스테이지 사이의 적성-이라는 문제일 것인데. 최근에 그런 느낌을 받아본 기억도 없을 만큼의 엄청난 기압이 느껴지는 초대형 라이브(돔투어) 자체는 엄청난 것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내가) 미스터 칠드런에 대해 느끼는 위화감 같은 것은 아직 꼬리를 남기고 있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라고 전제한 뒤 조심히 말을 꺼내자, 사쿠라이는 몇 번이고 내 말에 동의해 주었고, “도대체 왜 그런 걸까요?” 하며 조용히 웃었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말을 찾았다.

“어떤 식으로 한다고 해도,.. 그것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고, 라이브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무언가, 눈 앞의 관객은 타겟으로 삼지 않는다고 할까, 아무튼 그런 점은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미스터 칠드런에게는...”

현재, 미스터 칠드런은 3월에 발매될 새 앨범의 레코딩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06년에 들어 발표했던 두장의 싱글,「箒星」와「しるし」은 물론이지만, 8월에 있었던 ap bank fes 무대에서 선보였던「彩り」는 그중에서도 유난히 신작의 방향성을 강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내가 지금 이런 기분입니다-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만들고 있다는 부분에서 보면, 이번 앨범의 제작과정에 있어「彩り」가 가장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게 사쿠라이는 말했다. 작년 봄,「箒星」의 레코딩이 종료된 후, 13집 앨범에 대한 스텝들과의 회의 겸 가진 술자리가 이 곡의 작곡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고바야시(프로듀서)씨 등이 ‘좀 더 세상의 넓은 부분에까지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예를 들어 아프리카 문제라든지...’ 라는 식으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만, 그 당시에는, ‘뭔가 좀 다르군’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좀 막연한 얘기이기도 합니다만, 저는 좀더 신변의 가까운 얘기나, 거꾸로 아주 애매한 것들, 단지 당연스럽게 존재하는 사실들에 마음을 두고 싶었는데...... 하지만 거기에서부터 보여 지는 세상. 소소한 일상으로부터 다시 이어져 나가는 ‘아프리카’라고 하는 존재가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나는 나대로 이쪽에서 세상과 세계를 바라보며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그 자리에서는 우선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위화감 같은 게 들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그 때에는 아직 제 안에서 명확한 대답이 나오지 않았고. 난 이런 걸 하고 싶어 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없었고... 단지, ‘다르다’ 라는 생각만 줄곧 하고 있었어요. 그 얘기를 했던 날이 토요일이었어요. (술기운에) 흐리멍텅한 채로 집에 돌아갔는데... 다음 날 금새 곡이 써져서... 그리고는 한 5분 있다가는 가사까지 팟! 하고 떠오르더군요. 상황이야 어찌되었든 우선 조금이라도 빨리 레코딩을 하고 싶은 마음에 일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엔지니어분의 스케쥴도 확인하고, 멤버들도 스텝도 모두 계획을 조정해서 모였습니다. 역시 안 오겠지 싶던 고바야시상도 와서...”
미스터 칠드런의 레코딩은 원칙적으로 2주간 연이어서 실시되면 다음 2주는 휴식기로 두는 형태로 정해져 있다.「箒星」의 레코딩이 끝난 것이 겨우 어제였다는 점도 있었고, 그 날 함께 회식을 한 뒤 일요일부터는 각자 개인 휴식에 들어가기로 예정되어 있던 것이다.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라고 모두가 빨리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강했나 봐요. 그리고 다음 레코딩까지 2주간은 자리가 빈다는 점도 있었기 때문에... 지금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하는 점을 확실히 전달해 두고 모두 2주간의 휴식기를 보내는 것과, 2주를 흘려보낸 다음에야 처음으로 지금의 마음을 이「彩り」라고 하는 곡으로써 전달하는 것과는 굉장히 차이가 나는 2주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 혼자만이라도 괜찮으니까 우선은 데모 테잎을 녹음해서 모두가 한번 들어봐 줬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箒星」「しるし」「ひびき」「彩り」. 그리고 이번 달에는 드디어 실로 오랜만에 ‘공격적인’ 완성형태를 보이는 40만장 한정싱글「フェイク」도 발매가 결정되어 있다. 게다가 현재 레코딩이 진행되고 있는 몇몇 신곡후보들이 새 앨범에 이름을 올리게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고. 며칠 전, 인터뷰가 있기 전에 사전에 진행된 포트레이트 촬영 중에, 차기작에 대해 넌지시 물어보자, 사쿠라이는 한마디로 대답했다.

“......굉장히 자신 있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자신이 주변에서 굉장히 가깝게 보아왔던 소소한 일상의 경치들이 떠오르는 작품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은 누구나 그렇게 가깝고 친근하게 느끼는 것들인가요?”
“음...... 아마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문득 시계로 눈을 돌리자, 예상했던 것 보다 시간이 꽤 지나있었다. 긴 시간동안 많은 얘기를 나누어도, 아직 시간이 이것밖에 안 되었나 싶은 인터뷰도 있는가 하면, 이번 인터뷰처럼 거꾸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인터뷰도 있는 법이다. 아직 그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은 많지만, 남겨진 시간은 그다지 넉넉지 않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이야기를「しるし」라는 곡으로 돌려보자. 이 곡에 담긴 참 의미를 그에게 물어보았다.

ダーリン ダーリン
色んな顔を持つ君を知ってるよ
何をして過ごしていたって
思い出して苦しくなるんだ

カレンダーに記入したいくつもの記念日より小刻に 鮮明に 僕の記憶を埋め尽くす
(「しるし」)

결코 구체적인 상황이 묘사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곡에 등장하는 두 사람의 가운데 존재하는 차마 잴 수 없는 마음의 깊이는 리스너에게 곧바로 전달되어 올 것이다. 고양되어 가는 사랑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도, 또 지금은 서로 해어져 버린 사람들에게도 모두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나, 부르는 사람(=나)쪽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왠일인지 ‘이별’을 직감시키는 불온한 공기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그리고 ‘나’의 마음 속을 오직 그 사람을 향한 마음만이 휘젓고 다니는 듯한, 너무나도 애절하게 다가오는 러브송이다.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있습니다만, 단지 남과 여의 얘기만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しるし」라는 곡에만 한정된 이야기도 아니고... 그런 의미에서는 이 곡만이 뭔가 특별하다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만...”
그렇게 말하곤, 사쿠라이는 무언가 생각해 내려는 듯이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이 곡에는 정말 많은 사연과 계기들이 들어 있거든요......” 라며 곡이 탄생하게 된 경위를 얘기해 주었다.

원래 곡 자체는 예전부터 써 놓았다는 사실. ‘마음의 소리는 당신에게 전해지려나’-라는 프레이즈만은 데모테잎 단계에서 이미 정해 두었다는 사실. 그리고......

청자의 이미지를 한정시켜 버리는 표현, 감정들은 피하고 싶다는 사쿠라이의 의지가 사소한 표현 하나하나에서부터 전해져 온다. 하지만 그 안에는 공상이나 상징이 아닌 실재하는 참된 감정이 있어서, 그 감정을 조금도 손상시키지 않으려고 세심한 주의와 정교한 솜씨를 통해, 이「しるし」가 하나의 곡으로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던지... 누군가를 잃어버린 슬픔이라던지...”
사쿠라이 자신은 이 곡을 최고의 러브송이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러브송’의 정의에 있어 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의 마음에서부터 말과 표현에 대한 의식이 크게 바뀌어 온 지금,「러브송을 작곡한다는 것」, 「사랑을 노래한다는 것」이 가진 의미도 조금씩 그 경향을 바꿔가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러브송......그렇죠. 사랑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음악과 매우 닮아있을 것입니다. 너무나도 애매하고, 그것을 통해 다정함부터 분노, 증오까지 전부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담아 버리면...... 그 한 가운데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여전한 것이고... 서로 헤어져 가는 순간에도 사랑은 아직 존재하지요... 좀 더 얘기한다면, 노래 안에는 사랑(그리움)만 있다면 그것으로 좋다고 할까? 설정이나 이야기라고 하는 것은 원래 그 자체를 따로 보여주고 싶거나 들려주고 싶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결국 그 안에 담긴 마음만 울려 퍼져 나가게 할 뿐이니까...”

취재를 마치자, 사쿠라이는 여느 때처럼 스튜디오로 돌아갔다. 원고의 정리를 위해 인터뷰 테잎을 틀어놓고 그 안에 기록된 현장의 공기를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옮겨 적을 수 있도록 머리를 굴려본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천천히 곱씹어 본다.

〈무언가 특별한 자각(自覺)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전달해 가는 것은 없습니다〉

〈나로 인해, 내 안에서 무언가 만들어 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세상 어디에라도 있는 알릴 필요도 없는 하찮고 소소한 것들까지 노래하고 있어요〉

듣기에 따라서는 머리를 감싸 쥘 만큼 소극적으로도 들리지만, 틀림없지 현재 사쿠라이는 아주 좋은 상태이다. 그 사이의 갭이야 말로 진정으로 그답다 싶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 버렸다. 그의 다음 발걸음이 너무나도 기대된다. (인터뷰 전문 / 2006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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