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8일 앞둔 군인입니다.
어쩌다 부대 근처의 교회로 봉사활동 나왔다가 시간이 남아서 간단히 몇 자 적습니다.
제가 군 생활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그룹이라면 들국화, 레드 제플린 그리고 미스칠입니다.
이병 위로휴가 나와서 It's A Wonderful World 앨범 구입해서 귀에 꽂다시피 살고,
일병 정기휴가 나와서 Mr.Children CONCERT TOUR POPSAURUS 2001 상영회 관람하고
(끝나고 추첨해서 쿠보타의 판넬을 받았는데 개인적으로 GOOD!)
병장 정기휴가 나와서 シフクノオト구입해서 밤마다 듣고 있습니다.
해병대에 있다보니 잘은 모르겠지만 일음 듣는게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선임이나 후임이나 처음에 일본--이라는 얘기만 나와도 알러지 증세 보이는 사람도 있고,
외출 나가서 노래방에서 HERO나 Youthful days부르고 싶어도 분위기 다운 될까
열심히 탬버린 두들기면서 "사랑은 아무나 아무나 하나~" 열창해야 했고.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미스칠의 몇 곡이 그간 힘들었던 제 군생활의 버팀목이 되었던 것 같군요.
휴가 나올때마다 가사 번역 올라온 것 프린트해서 몰래 들고가 새벽에 근무갔다오면 화정실에서
담배 물고 열심히 읽었지요. 그 중에 기억나는 가사 몇 줄은
....잔혹하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아마 충분히 나도 어른이 되었겠지
슬프진 않아 절실한 마음도 없어, 단지 이렇게 반복되어 왔던 것들이
그래 이렇게 반복되어 갈 것들이 기쁘고, 사랑스러워 .... (HERO에서)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내가 찾던 곳과 다르다고 해도
틀린 게 아냐 분명 해답이란 하나만 있진 않을 거야...(Any중에서)
마음 속을 후벼파면서도 보듬는 듯한 기분은 미스칠에 빠져 보신 분들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누군가 내 마음을 대신 노래해주고 있는 듯한
그 따스함은 아직도 잔잔하게 온기를 남기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새 싱글에서도 아직 그들의 잔잔한 열정은 식지 않았더군요.
전역 후에도 미스칠은 여전히 제 영혼의 벗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기쁨이 되었다니, 저야말로 원더풀이야말로 온 몸으로 기쁩니다.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