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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Q」/ 11집, 1989년)



조용필 형님은 현재 데뷔 30주년을 넘기셨죠.  부활 또한 20여년. 또 누가 있을까? 꼭 밴드음악에 국한하지 않는다고 해도... 산울림? 들국화? 인순이? 한영애... 김민기, 한대수... 아, 영록이 형님은 어디 가셨을까...? 음...

‘칠공팔공’-이라는 개념이, 사실 세대 편향, 장르 편향성 짙은 한국 가요계의 돌파구로서 어느 정도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 ‘칠공팔공’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편입된 아티스트들은, 세월의 장벽이 더욱 공고해 지면서 오늘날 문화 소비 세대들과는 스스로 단절을 초래하는 우를 범한 부분도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부모들이나 듣는 노래...라는 식으로 치부되어 버리거나... 참 슬픈 일이지요. 어느 날 갑자기 용필이 형님이나 은미누님의 창작의욕이 싹~하고 사라진 것도 아니실테고... 영화「라디오스타」에서도 이런 대사가 나오더군요.

“요즘은 조용필이 앨범 내도 안 되!”

그렇다면 비록 외국밴드이지만, 왜, 어째서 Mr.Children과 B'z는 ‘팔공구공’이라는 식으로 규정되지 않고 꾸준히 메인스트림에서 생존 하고 있는 걸까요? 역시 국민성과 음악환경의 차이일까요? 미스치루와 비즈가 한국 밴드였다면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좀 다른 얘기지만, 보아는 왜 일본에 갔을까요? 음... 날도 흐리고 하니까 또 잡생각들이... 가수들이 ‘디지털 싱글’이라는 면죄부를 가지고 근근이 연명해 가는 현실도 안쓰럽고, 대중음악 애호가의 소박한 1人으로서 걱정도 됩니다. 우리가요 ‘애청 권리’까지 사라질까봐...

물론 미스치루가 꼭 한국 밴드일 필요까진 없지만, 이런 이상적인 밴드를 볼 때마다 항상 ‘나’와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미스치루를 15년 동안 존재하게 했던 힘은 무엇일까? 만약 그런 힘이 있다면 아마 이번 신보에도 그 힘이 고스란히 녹아 있겠죠? 또,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B'z또한 마찬가지 일 거구요.(최근 베스트 더블 밀리언을 달성한 코부쿠로도 대단하고...노래가 참 좋더군요.)

최근『HOME』을 추천해 주었던 친구들로부터 ‘먼가 밋밋하다’는 식의 반응도 많이 접했고, 저 또한 음악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임팩트’적인 면에서는 역대 작품 중 가장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런 팬들의 생각들이 오히려 아티스트들의 창작영역을 한정시켜 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메탈리카가 『Load』를 냈을 때나, U2가『POP』앨범을 발표했을 때 처럼)

『HOME』이 도대체 얼마나 밋밋한가 체감해 보고 싶어서, 그 잣대 삼아, 오랜만에 B'z의『MONSTER』앨범을 꺼내 들어 보았습니다. 나름 강한 음반이니까.ㅋ 똑같이 14트랙이 수록된 B'z의『MONSTER』는 비즈의 가장 최신작(‘06)으로 현재까지 약 55~60만장 정도 판매고를 올린 앨범입니다. 역시 사운드도 풍부하고, 이나바상의 강철성대와 타쿠상의 기타도 멋집니다. 시원한 락넘버「衝動」,「MONSTER」,「ネテモサメテモ」「明日また日が昇るなら」도 좋고, 팝스러운「ゆるぎないもの一つ」,「OCEAN -Monster ver.-」도 귀에 달달하더군요. 요즘은 매 싱글마다 느낌이 비슷비슷해 판매량 등에서 재미를 많이 못 보고 있지만, 저력만은 엄청난 것 같습니다. 미스치루의『B-SIDE』발매 일주일 전에 발매되는 새 싱글에도 기대가 큽니다.

그럼 이제 다시『HOME』을 들어볼 차롄데,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타쿠상 기타에 잠시 젖어 있다가, 타하라의 기타를 들으면 실망하지 않을까? 인정사정없이 내려치던 비즈의 세션 드럼 소리에 귀가 멍멍해져 스즈키상의 드럼이 빈약하게 들리진 않을까... 나에게 미스치루란 결점 없는 이상(理想) 그 자체인데...

녹찻물 한잔 올려놓고 CD도 갈아 끼우고, 밖이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叫び祈り」를 들었습니다. 이어서「Wake me up!」, 이어서「彩り」,「箒星」,「Another story」,「もっと」... 70분이 넘는 작품을 방해 없이 집중해서 들을 수 있다는 ‘흔치 않은’ 경험이 일상의 작은 기쁨이 되어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이제「あんまり覚えてないや」도 다 끝났습니다. 그러자 앨범을 듣기 전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났습니다.『HOME』의 감성에 홀딱 젖어있는 새로운 내가 있을 뿐이었습니다.「PIANO MAN」,「Another story」등에서 딱딱 끊어치는 타하라의 기타가 분위기 있네요. 나카가와가 펼쳐 보이는「通り雨」의 흥겨운 베이스도!「やわらかい風」후반부 긴 시간을 두고 아스라이 사라져 가는 페이드 아웃도... 엄지손가락이 번쩍! 그러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미스치루가 있으니까 비즈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고, 비즈의 날카로운 야성이 있기에, 스핏츠만이 어루만질 수 있는 감성 또한 가치로운 것이다... 또 이 세 밴드가 모두 커버할 수 없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표현력을 범프나 아이코나 우타다 등 많은 아티스트들이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대중음악적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면 모닝구무스메도, 쟈니스도 그 역할이 더욱 분명하고 대중음악계에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도 들구요. 말이 너무 개인적이고 조금 오해를 살 소지도 있습니다만, 다시  한번 정리하면, 흔히 일본에서 ‘팔리는’ 아티스트들은 모드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영역을 가지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꾸 비교식이 되어서 저도 민망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는 너무나 제한된 인원의 작곡자들이 다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노래가 그 노래 같고, 저 노래가 이 노래 같은 그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앨범의 차별성도 떨어지고... 정말 음악하고 픈 사람들은 대중음악산업이 붕괴되면서 꿈을 펼칠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있고... 리메이크, 재창조라는 미명하에 끊임없이 양산되는 재활용 노래들은 한숨만이...(그 질마저 보장할 수 없는...) 특히 요 몇일간 웹을 떠도는 '표절 동영상'도 그 진/부를 논하기 이전에, 그 존재만으로도 가슴이 아프네요...

그런데 최근에 허밍 어번 스테레오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마이앤트 메리, 박효신 등의 신보를 사거나 들어봤는데, 참 좋더군요. (역시 싸잡아서 비판하기 전에 많이 접하고 연구하고 충분히 알아야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어차피 대세의 흐름이 바뀌어 PC기반의 음악소비시장이 도래해야만 한다면, 생산자나 소비자나 힘을 모아 ‘얼리 어답터’의 나라답게(^^) 새로운 음악 소비 시스템을 잘 정착시켜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기술적으로도 음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강구해서 말이죠! 물론 CD와 공존한다면 더 Good이구요!! 하지만 미스치루만은 언제까지고 CD를 내주길 바라는 희안한 마음이란...얘기가 자꾸 산으로 가네...--; )


아무튼, 모팔모가 만든(ㅋ) 강철검 같은 날카로움이 도사리고 있던『MONSTER』! 그리고 아플 때 엄마가 데워주던 따뜻한 거품 우유 같은 앨범『HOME』을 감상하면서, 각 앨범이 가진 효과(?)를 만끽했습니다. 그리곤 상처라도 날까 조심스레 정리하여 CD장에 넣으려 하는데, 문득 눈이 조용필 10집 -Part2-(통상 11집)과 마주쳤습니다. 번뜩 떠오르는 생각 아~ ‘Q’...!! 미스치루의『Q』가 아니고(^^;), 조용필의 명 발라드「Q」였습니다. 다시 복잡해지는 상념...(미스치루에게「Over」가 있고, 비즈에게「いつかのメリクリスマス」가 있다면, 조용필에게는 이「Q」가 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음악중심이나 뮤직뱅크에 나오는 가수들을 구분할 순 없지만, 좋은 우리 음악과의 만남을 고대하는 마음! 언제나 마음 한구석엔 그런 기대가 있습니다. 15주년을 맞이하는 미스치루, 20주년을 맞이하는 비즈!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세대와 또 세월과 ‘적극적으로’ 호흡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40주년을 향해 달려갈 용필이 형님의 멋진 부활과 함께!

마지막으로 긴 잡담을 여기까지 묵묵히 읽어 와주신 님을 위해서 이 조용필의「Q」를 바칩니다.(아무리 사쿠라이가 난다 긴다 해도 이런 가사는 정말 쓰기 힘들겁니다.^0^ 특히 첫부분...ㅜㅜ 너를 마지막으로 나의 청춘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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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조용필

너를 마지막으로
나의 청춘은 끝이 났다

우리의 사랑은 모두 끝났다.

램프가 켜져있는
작은 찻집에서 나홀로
우리의 추억을 태워버렸다.

사랑 눈감으면 모르리
사랑 돌아서면 잊으리
사랑 내 오늘은 울지만
다시는 울지 않겠다.

하얀 꽃 송이송이
웨딩드레스 수놓던 날
우리는 영원히 남남이 되고

고통의 자물쇠에
갇혀 버리던 날 그날에
나도 술잔도 함께 울었다.

사랑 눈감으면 모르리
사랑 돌아서면 잊으리
사랑 내 오늘은 울지만
다시는 울지 않겠다.

너를 용서 않으니
내가 괴로워 안되겠다
나의 용서는 너를 잊는 것

너는 나의 인생을
쥐고 있다 놓아 버렸다.
그대를 이제는 내가 보낸다.

사랑 눈감으면 모르리
사랑 돌아서면 잊으리
사랑 내 오늘은 울지만
다시는 울지 않겠다.

사랑 눈감으면 모르리
사랑 돌아서면 잊으리
사랑 내 오늘은 울지만
다시는 울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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