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공연본지 일주일이나 지났네요. 오사카 여행 첫날에 공연을 봐서 그후에 계속 돌아다녔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좀 바쁘게 지내다보니 지금에서야 간단한 후기를 남겨봅니다.
도쿄돔 공연을 보려고 다 셋팅해놨다가 어쩔 수없는 사정으로 못가고
공연 일주일 앞두고 급하게 오사카 공연, 여행 계획하느라 고생하고
옥션 경매 실수로 좋지도않은 자리를 3~4천엔 웃돈 주고 구하고
당일날에도 숙소에서 여유좀 부렸다가 늦어서 택시타고 간신히 도착하고
정말 이 공연 하나보려고 별의 별 우여곡절이 많았네요.
본격적으로 공연이야기를 하자면....저는 다른 분들과 달리 아쉬운 점을 이야기해야겠네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세트리스트가 너무 매니악해요. 히트곡을 너무 아낍니다.
저도 이제 미스치루를 들은지 15년째, 일본까지가서 공연을 보고올정도면 꽤나 광팬이라고 봐야겠죠.
이번 공연도 어차피 다 아는 노래니까 일부러 셋리스트를 전혀 모르고 갔습니다.
그래야 어떤 노래를 불러줄까 다음엔 뭐가 나올까 하는 기대감이 더 커지니까....
근데 중반부의 칠드런스 월드부터 시작한 셋리스트는 좀...그렇더군요. 오와리나키 타비-환청전까지
거의 12~13곡 가량이 앨범수록곡과 타카타메, 앤알러뷰, 얼라이브, 페이크같은 히트곡이라기엔 좀 미묘한
곡들로만 이어졌죠.
일반적으론 이 중간에 2,3곡정도는 전주만 나와도 아~하면서 분위기 자체를 환기시켜줄만한 히트곡이 들어갔어야한다고 봅니다.
지난 리플렉션 아레나 투어때의 구치부에와 하나비처럼 말이죠.
근데 히트곡없이 10곡넘게 이어지니 솔직히 저도 좀 지치더군요. 이 다음엔 뭔가 하나 빵 터질때가 됐는데....
터질때가 됐는데...터질때가 됐는데....이런 느낌을 받은게 저뿐만은 아닐꺼라 봅니다.
최근 들어서 여러 가수들의 내한공연이나 콘서트를 자주 가고 있습니다. 인생 즐길때 즐기자(?)란 마인드로 말이죠.
갈때마다 느끼는건 역시 잘 모르는 노래는 아무리 좋은 곡이라도 좀 애매하다는 점이더군요.
그런 측면에서 미스치루공연을 보러온 라이트팬 입장을 생각해봤을때 이 공연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미스치루의 지금까지 공연을 봤을때 앵콜에서 T.N.K와 이노센트월드가 연발로 나오는건 기적적인 일이죠.
개인적인 해석으론 미스치루 본인들도 본공연의 곡들이 매니악했다는걸 알고 파격적인(?) 보상을 해준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저도 그전까진 미묘한 기분으로 공연을 즐기다 그래도 앵콜에서 제대로 달리고 만족감을 가지고 나왔으니까요.
뭐든 끝이 좋아야 한달까요? ㅎㅎ
뭐 어쨌든 결론적으로 웃돈을 들여서라도 고생을 해서라도 볼만한 가치가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이러쿵 저러쿵해도 저야 뭐 다 아는 노래들이고 타카타메나 얼라이브의 라이브 공연을 언제 또 듣겠어요?
그렇지만 팬이라고 모든지 최고였다 다 좋았다라고만 말하는 것도 솔직한 제 감상은 아니겠죠.
미스치루하면 밀리언 히트곡만 10곡이 넘고 밀리언 히트곡은 아니지만 관중들을 환장 시킬 수있는 곡들
(ex : 에소라, 사인, 시루시, 유스풀데이스 등등)도 잔뜩 있죠. 근데 그 수많은 명곡들을 아꼈다가 국끓어먹을 것도
아니고 어느정도는 섞어줘야 히트곡과 숨겨진 명곡들의 조화, 예전 곡과 이번 앨범곡과의 조화, 매니아와 라이트팬들의 조화
모든 면에서 밸런스가 더 좋은 공연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2015.09.28 22:20
2015.09.28 23:14
그런말이 생각이 나네요.. 라이브때 처음에 한 코멘트 중에 하나가.. 매번 모든 라이브를 똑같이 하고 싶다고 한말...
셋리스트를 정할때 고민을 많이 하게 될것 같기는한데, 아무래도 누군가에게는 좋아하는 노래가 누군가에는 싫어하는 노래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배려를 한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도 안 듣는 노래가 많은데.. 특히 잘 모르는 노래는 저걸 왜 할까 싶기까지도 하더라구요..
아마 정해진 곡수에 맞춰서 이건 무조건 해야 되.... 이건 하면 좋아할꺼야... 이건 우리가 실연하고 싶은 곡이고.. 이 곡은 사람들이 좀 더 좋아해줬으면 하는 곡... 이런걸 끼워맞추다 보니 히트곡 퍼레이드만 할 수가 없는 상황인거 같아요..
근데, 매번 히트곡 퍼레이드만 하면.... 그것도 또한 라이브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마 중간에 조금 쳐질때 Tomorrow Never knows를 07년 처럼 기타 매고 혼자 나와서 하거나 했으면 좀 더 다이내믹한 공연이 될 수도 있지 않았나 싶기는 해요~~ 근데 마지막에 Innocent World는 안할꺼라고 생각했는데.. 터져서 엄~~~청 좋았다는..ㅋㅋㅋ
2015.09.29 23:06
제 의도를 약간 다르게 받아들이신 것 같네요. 히트곡 퍼레이드를 해달라는게 아닌데....
히트곡만 쭉 부르는 공연도 좋은 공연은 아니죠. 뭐든지 밸런스가 중요하니까요.
근데 이번 셋리스트는 그 히트곡이 너무 적지 않았나라는 의견이죠.
이번 공연에서 누구나 알만한 히트곡은 오와리나키 타비, TNK, 이노센트 월드 세곡 정도였으니까요.
미스치루하면 공연올정도 팬이면 다 알만한 히트곡이 넘치는 팀인데
그래도 중간중간에 섞어서 한 공연에 5-6곡정도는 불러주는게 더 밸런스가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스치루정도면 그렇게해도 투어 몇번은 색다른 셋리스트로 채울수 있는 팀이잖아요?
근데 시소게임, 크로스로드 이런 곡들은 정말 1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하고...이런게 좀 아쉽다
는거죠.
2015.09.29 08:49
저는 닛산 다녀왔구요. 마찬가지로 세트리스트 모르는 채로 보러 갔었지만 놀란 게 최근 앨범 곡은 잘 따라부르면서 오와리나키 타비를 무대 영상의 자막 보고 따라부르는 팬들이 제법 있었다는 사실이었어요. 나모나키 우타의 가사를 다 외워 따라불러 저를 놀래키던 것도 미스치루 팬이고 오와리나키 타비 가사를 하나도 몰라서 영상에 띄워준 가사를 내내 보고 따라부르는 것도 미스치루 팬이죠. 어차피 모든 사람들을 다 만족시키기 어렵고 모두가 생각하는 히트곡의 정의도 모호한.. 칠드런스월드 부를 때는 공연장이 전반적으로 텐션 다운된 기분은 저도 느꼈네요. 그 노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ㅎㅎㅎ 그리고 그 이후는 사실상 이번 투어의 정체성이나 마찬가지인 굉장히 전략적인 세트리스트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밸런스보단 주제??? 기승전결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의 차이??? 저도 물론 앵콜에서 신나서 달리긴 했지만,, 미스치루나 되는 밴드가 그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투어의 전체를 관통하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쯤은 있어야하지 싶어, 그리고 원래 성향도 그러했구요. 올해가 종전 70주년이라 타가타메는 꼭 들어있을 줄 알았어요. 그래서 어떤 연출일까 기대까지 했었죠. 그런데 처음에 별이 막 나오더라구요?? ㅠㅠㅠㅠ 이 별은 이번 투어의 핵심. 나중에 앵콜에서 관객들이 핸폰 불빛 키잖아요. 타가타메 무대 위의 별을 앵콜 아이워너비데어 관객석의 별까지 연결시키는 게 중간 세트리스트의 역할이었죠. 그래서 저는 중간중간 포진된 과거의 곡들이 이번 투어를 관통하는 키워드들을 모아서 선택된 곡들이지 미묘한 히트곡이란 생각을 전혀 안해봤어서 원글님의 글을 읽으면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싶었거든요. 그냥 제 생각과 느낌은 그랬답니다. (쓸데없이 긴 댓글이네요 ㅠㅠ)
2015.09.29 23:24
히트곡의 정의가 모호하다....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미스치루가 발표한 200여곡..팬들에게 있어선 다 명곡이죠.
그렇지만 일반 대중에게 매우 유명한 곡들은 분명 존재하죠.
객관적인 각종 지표와 팬들사이에서의 반응
단적으로 이 원더풀에서의 가사 조회수만 봐도 어느정도 나오는거니까요.
그렇기에 히트곡의 정의를 어떤곡은 히트곡 어떤곡은 아님 이렇게 칼자르 듯이 할 순없지만
현실적으로 미스치루하면 떠오르는 히트곡들? 어느정도는 정리를 할 수있다고 봐야겠죠.
예를 들어 오와리나키 타비의 가사를 모르는 팬들도 있겠죠.
그렇지만 오와리나키 타비는 누가봐도 대히트곡이고 미스치루의 대표곡이란 사실이 변하지 않듯이 말이죠.
아티스트가 만드는 모든 곡들과 앨범은 의미를 가지죠. 그리고 공연의 구성 역시 마찬가지구요.
말씀하신대로 이번 공연에서 부른 곡들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그렇게 구성이 되었겠죠.
그렇지만 아티스트가 의도한거라해도 그것에 대해서 각 팬들 입장에서 얼마든지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있겠죠.
그렇기때문에 저는 이번 공연의 구성은 지나치게 아티스트의 자기만족적인 구성이 아닌가 하는거죠.
소수의 매니아팬들만이 오는 공연이 아닌 수만명의 관중이 오는 스타디움-돔 공연이기에 아티스트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곡들을 전달하는 것도 좋지만 적절하게 라이트팬들 기준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있는 곡들이 조금 더 섞여들어갔다면
더 좋은 공연이 되었을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2015.09.29 19:39
저두 오사카 다녀왔는데, 전 정말 좋았습니다 ㅎㅎ
세트리스트를 이주 내내 돌려 들었는데도 정말 좋더군요, 노래 중간중간에 라이트 다 켜지면서 관중들 모두 "아~아~"와 같은 부분을 부르는 것도 좋았구요. 기존에 세트리스트 들으면서 좀 별론데 하는 노래도 라이브로 들으니 좋아졌어요. 뮤린님 말씀도 맞지만, 저는 우리 노친네들(?)이 관중 입맛에 맞게 세트리스트를 짜지 말고, 그냥 본인들 하고 싶은대로 해줬으면 하네요.
2015.09.29 23:39
본문에 적었듯이 저는 미스치루 공연에서 관중입맛에 맞는 곡들이 줄줄이 나오는걸 바라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로 최근 공연 구성은 너무 아티스트 입맛에...혹은 매니아층의 입맛에만 맞추는게 아닌가 하는걸 우려하는거죠.
곡 구성, 앨범 구성, 투어 구성 무엇을 하더라도 아티스트가 생각하는 의도가 최우선시되야하는건 분명합니다.
일반대중의 의견에 너무 좌지우지되서야 좋은 작품이 나올리가 없겠죠.
그렇지만 그렇다고 일반적인 대중의 입맛을 신경쓰지 않으면....그것도 문제가 있죠.
특정계층을 위한 예술음악이 아니라 대중음악하는거잖아요.
특히 공연의 경우 그 수많은 팬들이 귀중한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온거기때문에
조금 더 공연의 허들을 낮춰서 최대한 많은 팬들에게 만족을 주는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하네요.
2015.09.30 10:52
타카타메, 어라이브, 앤알러뷰를 라이브로 듣다니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특히 어라이브와 타카타메 라이브라니 소름돋네요)
라이트 팬들이 듣기엔 확실히 매니아스러운 셋리스트네요. 저라면 뭐 만족했을 테지만....
어쨌든 셋리스트는 아티스트가 가장 고민하는 대목이 아닌가 합니다. 셋리스트로 공연의 흐름이 좌지우지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슈마판이나 투어 셋리스트가 어느 정도 대중적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최근 셋리스트 경향이 어찌됐든 (저도 조금 아쉬움으로 남지만) 아티스트의 고민이 최대한 반영된 셋리스트에 대해서
팬들의 기본적인 배려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글에서 뮤린님의 아쉬움이 느껴지네요.
2015.10.02 13:02
세트리스트는 양날의 검이란 생각이 들어요..
원래 앨범 투어는 그 앨범 위주로 도는게 일반적이었고..
정말 유명한 곡이나 한두곡 들을까 말까하게 세트리스트 짜는게 일반적이었던거 같은데..
어느새 유명한 곡들을 꽤 많이 넣는게 트렌드가 된 느낌이에요..
누구나 알만한 곡들이 많이 들어가면 한편으론 좋지만..
다른 한편으론 천편일률적인 세트리스트가 되거나... 신곡들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위험도 있어보이구요..
일본도 전체적으로 음반시장이 침체되다보니..
콘서트뿐 아니라 음악방송도 히트곡 위주로 흘러가는 느낌인데..
(얼마전 뮤직스테이션 울트라 페스가 그랬죠... 전 곡이 가장 히트한 곡들로만 세트리스트를..)
계속 이런 식으로 컨셉을 잡다보니... 어느 방송을 봐도 그게 그거같고..
신곡들은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서..
제살 깎아먹기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생각하면 힘들더라도... 새 앨범 위주로 가는게 맞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나름 맘먹고 쓴소리를 쓴거라 다른 팬분들은 어떤 생각인지 이야기를 나눠볼까했더니
돌아오는 이야기 자체가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