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 봄 가입때부터
많은 소란을 야기시켰던 장본인 물빛입니다.
거두절미하는 기분으로
제가 말하고 싶은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립니다.
저를 여자라고 아시는 분이 많은 것 같은데,
사실은 저 남자입니다. -_-;;
제가 벅스에서 '물빛민경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건 사실이지만,
그건 본래 제 아이디가 아니고 제 누나의 아이디였습니다.
제가 패널 신청할때 누나 아이디와 제 아이디 두개로 신청을 했었는데
나중에 어찌저찌하다보니 누나의 아이디로만 활동을 하게 된 거지요.
그러니 애초부터 제가 여자행세를 하겠다는 둥,
그런 의사는 처음부터 없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처음에 원더풀 홈페이지에 글을 남길때는
제 자신을 드러내겠다는 생각보단..
벅스에서 활동하였던 이름으로
사과문을 올려야만 한다는생각만이 앞서서
누나의 필명을 빌려서 글을 올렸고,
한동안 이 필명 그대로 잠적했었죠.
올해부터 다시 원더풀을 들리면서
조금씩 얼굴을 내밀다가.. 올해 여름 무렵에
저는 '물빛민경이'에서 '물빛'으로 필명을 바꾸었습니다.
지금은 탈퇴하신 TERU님.. 그러니까 작년에 한번
세훈님의 싸이월드 홈페이지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저는 제 싸이월드 아이디를 이용해서 글을 남겼지만
'민경'이라는 여자가 자신의 동생의 아이디로 접속해서
우연히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글을 남긴 것처럼 행세하였죠.
사실 그 점에 대해서는 어리석었다고.. 많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나름대로 그게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올해 초반에 다시 원더풀에서 세훈님을 비롯한
원더풀 식구들을 만나면서 뭐랄까..
일반 커뮤니티 이상의 친근함을 느꼈습니다.
제가 조금 더 여러분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저의 그릇된 정체성을 깨트려야 할 필요성을 느꼈죠.
하지만 뜬금없이 '저 남자에요'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그냥 제 사생활을 조금씩 적어나가면서 접근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리고 필명도 물빛이라고 누나의 이름을 지워버림으로써
조금이나마.. 제 정체성에 한걸음 다가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생활의 일면을 적는 것만으로는
제 성별을 뚜렷하게 드러낼 만한 것은 없던 것 같네요.
문제는 올해 여름부터였습니다.
제가 정팅에 참석하면서부터이지요.
분위기가 분위기이다보니.. (궁색한 변명..)
로리님의 친절함에 저는 제 자신에 대해서
자연스레 속이는 쪽으로 끌고가게 되더군요.
물론 제가 직접적으로 '전 여자에요'라고 한 적은 기필코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저는 제 자신이 여자인것처럼 보이도록
그대로 모두를 안심시킨(?) 것 같아요.
...
저번 정팅에서도
로리님이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는 제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로리님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로리님을 후지와라라고 칭하는 것은
쓸데없는 가심이 개입하지 않은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전 로리님의 속깊은 아우라에
그저, 후지와라를 떠올리는 것 뿐이에요.
어쨌거나 이대로 딜레마가 반복되면
저는 저 나름대로 제 자신을 더욱 속이게 되고..
장기적으로 로리님을 비롯한 원더풀 회원님들께도
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새벽동안 많이 고민한 결과,
저는 이제 제 자신을 솔직히 드러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누나의 필명이 아닌, 이제 제 자신의 필명으로
원더풀에서 활동하려고 합니다.
로리님과, 그리고 제가 여자라고 믿고 계시는 스피츠맨님께도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행여나 제가 이 곳을 떠나는 한이 있더라도,
저는 제가 한 선택을 후회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여자'인 척 한 것외에
제가 여기에서 말한 것은 모두 사실이니까,
제 자신에 대한 나머지의 진실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이 곳을 사랑합니다.
그렇기에 한번 더,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제 어디 어느곳에서라도..
제 자신에게 스스로 솔직해지고 싶어요.
민경님의 말투만 보고 닉네임과 결부시켜
생각할 것도 없이 여자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ㅎㅎ
아무튼 여태껏 남모를 고심을 하고 계셨군요
이제 진심을 말했으니 다른 분들도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