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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비, 국내-동남아 스타인가 中

강동현 2007.04.29 23:07 조회 수 : 470 추천:9


가수 비, 국내-동남아 스타인가
【서울=뉴시스】

가수 비가 일본 도쿄돔에 선다. 월드 투어를 진행 중인 비는 오는 5월25일 도쿄돔에서 ‘레인스 커밍 인 재팬’ 공연을 열기로 결정했다. 한류스타 이병헌의 팬미팅을 제외하자면, 한국 뮤지션으로서 도쿄돔 정식 콘서트를 여는 것은 비가 최초다.

도쿄돔은 일본 뮤지션들에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그야말로 최정상급 뮤지션들만이 입성할 수 있는 공연장이기 때문. 도쿄돔의 수용인원은 공식적으로는 4만6314명이지만, 일반적으로 5만5000여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 정도를 채울 수 있는 뮤지션은 많지 않다.

물론, 도쿄돔이 일본에서 가장 큰 공연장은 아니다. 닛산 스타디움은 7만2327명을 수용할 수 있고, 국립경기장도 5만339명의 수용인원을 자랑한다. 이들 공연장을 사용하는 뮤지션은 최정상급 정도가 아니다. 더블 밀리언셀러를 수차례 넘겨본 적 있는 세기의 뮤지션들이다. ‘비즈’, ‘스마프’, ‘미스터 칠드런’, ‘사잔 올스타즈’ 등이 위 두 공연장을 사용했다.

도쿄돔은 그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인 목표다. 밀리언셀러 뮤지션이 되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생긴다. ‘하마사키 아유미’, ‘글레이’, ‘라캉시엘’, ‘킨키키즈’, ‘스피드’ 등이 도쿄돔에 섰다. 그러나 밀러언셀러라 해서 다 도쿄돔에 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공연장에 ‘무조건’ 달려와 줄 고정팬층이 필요하다. 고정팬층이 약한 밀리언셀러 보아나 나카시마 미카 등은 아직 도쿄돔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일본에서의 활동과 인지도로 보아, 비는 아직 도쿄돔에 입성할 단계는 아니다. 아니, 도쿄돔을 생각해보는 것조차 어색하다. 비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일이 없다. 정확히 말해, 그 100분의 1 정도 음반판매량만을 기록하고 있다. 2006년 1월에 발매된 비의 첫 일본 싱글 ‘새드 탱고’는 오리콘 집계 1만6159장을 판매했다. 이어진 싱글 ‘프리 웨이’가 1만3092장, ‘무브 온’이 9192장을 판매했고, 앨범 ‘이터널 레인’이 1만3855장을 판매했다.

활동 기간도 짧다. 이제 막 일본 데뷔 1년을 조금 넘겼다. 짧은 활동 기간만큼 인지도도 당연히 떨어진다. 이를 증명하듯, 비 본인도 도쿄돔 투어의 일본 현지 PR 회견에서 “일본에서는 배우로 여러분에게 알려져 있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비 본인의 입지 뿐 아니라, 음악보다는 드라마가 한류의 주축인 일본 연예계 현실을 짚은 부분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했듯, 도쿄돔을 밟은 첫 한국인이 드라마로 인기를 얻은 이병헌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렇듯 비의 일본 입지는 아직 미약한 편이다. 그러나 비는 의외로 ‘공연’에는 유리하다. 비의 음반은 대부분 발매 첫 주 이후 오리콘 집계에서 누락된다. 오리콘 집계는 200위까지만 집계하고 그 뒤는 무시한다. 비 음반의 경우, 살 사람은 첫 주에 다 산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정팬층이 탄탄하고 일반인들에게는 구매욕구를 일으키지 못하는 아이돌이 이런 음반판매 형식을 보인다. 역으로 보자면, 그 정도로 고정팬층의 충성도가 높다는 의미도 된다. 공연을 하면 ‘무조건’ 달려오는 팬들이다. 이런 고정팬층을 지니고 있기에 2회에 걸친 일본무도관 공연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무도관은 명성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은 공연장이었다. 1만4915명이 수용인원이다. 비의 기존 음반판매 수준으로도 어느 정도 확보 가능한 수치다. 도쿄돔은 그 3배가 넘는 크기의 공연장이다. 도쿄돔 공연은 산술적으로 보았을 때에나, 인지도 등 대중심리적 경향을 고려해 보았을 때에 모두 비에게는 여전히 ‘한참 먼’ 목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쿄돔 공연이 강행된 데에는 여러 추측이 가능하다. 굳이 ‘일본’, ‘일본인’에 국한되지 않겠다는 포부가 있었을 수 있다. 한국은 물론, 비가 맹위를 떨치는 동남아시아에서도 고정팬이라면 일본까지 와 공연을 보리라는 기대다. 또한, 비의 일본 싱글을 ‘굳이 살 필요가 없었던’ 팬층도 고려한 듯하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유학생들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이번 도쿄돔 공연 역시 한국유학생이 다니는 일본어학원 등에서 단체관람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사실 비의 도쿄돔 공연 ‘본질’이 아니다. 한국과 동남아시아의 경제사정으로 보아, 일본까지 찾아와 공연을 볼 팬층은 넓지 않다. 한국유학생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 역시 마찬가지다. 공짜표에 가까운 할인티켓을 발매하지 않는 이상 도쿄돔 채우기는 쉽지 않다. 할인티켓을 발매한다면 수익성 면에서는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일반 도쿄돔 공연보다 높게 잡은 비 공연 입장료도 그런 식이라면 무색해진다.

여기서 드러나는 ‘진짜’ 본질은 ‘하이프(hype)’다. 과대포장시킨 홍보다. 비의 동남아시아 인기도는 분명 괄목할 만한 것이지만, 그가 내보이는 성과는 홍보성 과대이벤트들로 채워져 있다. 그것이 비라는 스타 자체를 구성하고 있다. 지난 해 2월의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시어터 공연이 대표적이다. 한국 언론에서는 비의 미국 진출인양 떠들었지만, 실상은 아시아인들의 잔치였다.

뉴욕타임스는 “관객의 95%가 아시아계, 90%가 여성”이었다 지적하고, “오래된 MTV 비디오를 한국어로 더빙해 보는 것 같았다”고 혹평했다. 뉴욕 공연 이후 1년여가 지난 현시점, 비의 미국 진출 이야기는 더 이상 들리지 않고 있다. 비에게 매디슨 스퀘어 가든 시어터는 존 레넌, 엘턴 존 등 세계적 뮤지션이 섰던 ‘자리’라는 점이 중요했던 셈이다. 그것이 올해 도쿄돔이라는 ‘자리’로 이어지고 있다. 홍보성 ‘하이프’로 얻어낸 ‘한류 최고 스타’ 위상은, 계속해서 하이프를 터뜨리지 않으면 위태로워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비를 다시 돌아보자. 비는 사실상 뮤지션으로서 기능하는 스타가 아니다. 그의 음악이 딱히 주된 매력요소로 꼽히는 경우는 드물다. 비는 상당부분 섹스 심벌로서 기능하고 있다. 그것도 ‘안전한’ 섹스 심벌이다. 섹스어필을 가능케 하는 근육질 몸매를 지녔지만, 얼굴은 소년처럼 귀엽고, 말과 행동도 수줍고 점잖다. 여성들에게 남성 특유의 위협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성적 호기심을 자극시킬 수 있는 스타다.

문제는 이러한 ‘안전한 섹스 심벌’이 통용되는 시장이다. 한국은 가능하다. 유교적 보수주의 속 거친 카리스마형 남성들이 주류를 이루던 시장이었기에 비의 존재는 신선했다. 동남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이제야 남성의 ‘몸’을 추구하기 시작한 보수적 문화권이기에 ‘안전한 섹스 심벌’이 시발점으로 기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그 단계를 1980년대에 지나쳤고, 일본은 중성적 남성들이 스타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시장이 맞지 않으니 위상을 키울 수 없고, 활동 영역을 확대시키기도 힘들다.

결국 비의 목표가 미국과 일본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다. 오히려 미국과 일본이라는 대중문화강국 이미지를 이용해 자신의 기존 시장, 한국과 동남아시아를 고조시키려한다 보는 것이 옳다. 기묘한 전략이다. 아시아인들의 문화사대주의와 홍보성 하이프에 약한 점 등을 정확히 치고 들어가긴 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눈가리고 아웅식 전략이 먹힐지는 의문이다. 국가를 교차한 허상과 실속의 분리 전략은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실체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 비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앞으로 선도하며 나아가는 허상의 이미지 추구가 아니라, 이미 확보한 시장을 돌아보고 착실히 다져놓는 면밀함이다.

<관련사진 있음>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 fletch@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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