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칠의 릴리즈 소식에 모두들 반가워하고 바쁘신 이 때에,
이런 글 올리는 게 참 민망하지만.;; ㅎㅎ 그래도 씁니다!
연초에 계획하고 생각했던 일들 중 제대로 되고 있는 건 하나도 없고,
그나마 하고 있는 거라면 집에 틀어박혀 공부나 슬금슬금 하고 있고,
원체 절망이나 실망이나 태어날 때부터 그런 건 아예 몰랐었고,
아무리 그런 상황에서도 그냥 죽을 것 같다!!라고 우스갯 소리로 때우고
금방 다시 웃었습니다.
애가 너무 낙천적이라 좀 심각하게 고민도 하고 생각도 해서
진지하게 앞 일도 생각해야 하는데, 속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겉으로 내비치는 건 죽기보다 싫어하고, 또 성격대로 그렇게 매일 진지하고 무겁게 사는 건 체질에도 맞지 않고,
제 생각이 사람 살면 얼마나 오래 산다고 사람 대하는 데 인상 쓰고 서로 할퀴는 건
바보같은 짓이고, 하루에 한 번이라도 더 웃고 더 좋게 생각하자는 거여서
아무리 부모님께서 뭘 하려냐고 다그쳐도 다 알아서한다고, 내가 나가서 못할 게 뭐냐고
웃으면서 대답은 했지만,
제대로 시작도 안했으니 절망따위 맛보겠냐 싶어도 제대로 시작도 안하고 있으니
이러다 뭣도 못해보고 멍청하게 웃으며 멍하니 앉아있다가 그냥 죽는 건 아닌지
그 불안이 어쩌다 한번씩 온 몸을 훑고 들어오는 데, 그런 때에는 가족들 앞에서는 웃으면서도
혼자가 되면 온 몸에 물이라도 부은 것처럼 축 늘어져서는 멍청하게 있다가도
아, 그래도 시작은 할 수 있다. 라는 마음으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책을 펼쳤는데.
제가 생각하고 있던 것보다 저는 몇 배는 더 멍청하고 바보같아서
그랬던 것도 금방 잊고 다시 웃고 다시 뻘짓을 하며 또 시간을 멍하니 수도 없이 흘려보냈습니다.
오늘도 똑같이 전날은 밤을 꼴딱 새우고 가족들이 나가있는 낮에 잠을 자고 오후에 일어나
공부를 하고, 저녁을 가족들과 먹고, 저녁 공부를 하고 잠들기 전까지 노래를 들으려고
씨디피에 미스칠 앨범을 넣고 셔플 재생을 시켰습니다.
전날 밤을 새고 오후 늦게 일어난 탓인지 잠이 안 와서 거의 다 듣고 끝에서 두번째로,
Any가 나왔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한 건지;;;; 가사가 쉬워서 그런건지
듣는 내내 귀에 팍팍 꽂히는데, 그 누운 자리에서 안 울 수 없었고, 온 몸에 소름을 안 돋울 수 없었습니다.
새삼 느꼈습니다. 예전에 본 미스칠이 나온 잡지에서 미스칠이 어째서 이 시대 최고의 밴드로
자리잡고 있느냐에 대해, 그건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와 같은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그 때에는 읽으면서 별 생각 안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 것처럼 맞는 말도 없는 거 같습니다.
저도 입에 발린 소리 하나 해보렵니다.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 눈물을 흘리게 하고 웃음을 짓게 만드는 노래를 만드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금은 많은 여러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입니다.
개중에 몇 개나 되는 노래가 듣는 사람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고, 인생의 지침서가 되고
조언자가 되겠습니까.
그 것을 만났다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얼마전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듣고 있었지만.;;
쓰고보니 이처럼 낯간지러운 것도 없네요 -////-
그치만 밤이 사람에게 주는 용기라는 걸로 마구마구 썼습니다.
아, 이러고도 금방 웃고 딴 짓을 하고, 이대로 밤을 새울 것 같은 저를 보면서
한숨도 나고, 어이도 없지만 천성이 이런 걸 어쩌겠습니까.
그리고 제가 만약에 비관적이었다면 전 결코 지금처럼 살아있을 거라고 장담 못합니다. ㅋㅋ
전에도 물론 존재감 없었고 거기다 요새 뜸했는데 대뜸 와서 이런 종잡을 수 없고
자기 얘기만 가득한 그야말로 뻘 글을 올렸지만,
그냥 웃으면서 어리구나, 해주세요~ ㅎㅎ
아, 그리고 Any는 애껴 듣겠습니다!!! ㅎㅎㅎㅎㅎ
요새 공부하시는군요 - 열심히하시는거같아 보기좋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