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조 밴드 미스터 칠드런

새 싱글 '4차원' 주간판매량 56만장 진기록…오리콘차트 정상등극

백전노장 밴드 미스터 칠드런(이하 미스치루)의 새 싱글음반 '4차원'이 7월 11일자 일본 오리콘 주간 차트 1위에 올랐다.

미스치루가 차트의 정상을 정복한 것이야 특별할 것 없는 일이지만, 그 판매량이 놀랍다. 주간 판매량이 56만9000장이다. 2위를 차지한 유키의 '드라마틱'의 판매량은 고작(?) 4만장이었다. 보통 8만~9만장의 판매량으로 오리콘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는 게 일반적임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판매량이다. 오렌지 렌지, 킨키 키즈 같이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뮤지션들이 불과 한 달 전 20만장이 안 되는 판매량으로 1위에 올랐던 것을 상기한다면 이 '애늙은이' 밴드의 공력이 명불허전임을 확인할 수 있다.

밴드의 리더이자 보컬인 사쿠라이 가즈토시의 스쿨밴드 '배드'에서 출발한 미스치루는 1992년 '미스터 칠드런'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네 번째 싱글 '크로스 로드'가 약 22주에 걸쳐 100만장이 판매되면서 미스치루의 이름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킨다. 94년에 발매된 '이노센트 월드'가 처음으로 오리콘 차트 1위에 오르고, 그해 일본 레코드 대상까지 차지하면서 미스치루는 거물 아티스트로 거듭난다. 이어 발표된 앨범 '아토믹 하트'는 300만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당시 일본 가요계의 앨범 판매 기록을 갈아치운다. 그 이후부터는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이름도 없는 시' '낫 파운드' '口笛(구치부에, 휘파람) '시소게임' '히어로' 등 일일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곡을 히트시키며 미스치루는 명실상부한 일본의 국민 밴드 자리에 오른다.

미스치루는 스피츠와 함께 일본적 감수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밴드로 꼽힌다. 사랑, 낭만, 그리움 등의 감정을 동아시아적 선율에 녹여 내는 솜씨는 어떤 뮤지션보다 탁월하다. 거기에 세월의 무게가 더해지면서 그들의 음악은 더 깊어지고 더 편안해지고 있다. 그 소박함과 그윽함 때문에 미스치루의 팬들은 그들의 음악에 단순 열광하기보다는 '늘 가까이 두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 숨은 추종자들이 많은 것도 그런 까닭이다.

지난 2003년 겨울 발매한 '구루미'는 미스치루의 음악이 팬들의 가슴을 어떻게 울리는지를 잘 보여준다. "만남의 수만큼 이별은 늘어가겠지. 그래도 희망에 가슴은 떨릴 거야"라는 가사에 맞춰 한때 뮤지션을 꿈꾸던 중년의 사내들의 회한을 담아낸 뮤직비디오를 본 후 눈물을 흘리지 않은 이는 없다고 전해질 정도의 명작으로 꼽힌다.

미스치루는 작년 TBS 드라마 '오렌지 데이즈'의 주제곡 '사인(Sign)'으로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 두 번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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