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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의 성공, 젊은 관객 사로잡는 일본영화의 4가지 코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이 “일본 관객들이 일본영화를 보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한 적이 있었을 정도로, 자국 관객에게 외면받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3월 23일 개봉을 앞둔 <나나>는 지난해 일본 개봉 당시 신드롬이라고 할 만큼 폭발적 반응을 보였다. 개봉 17일 만에 속편 제작이 발표되고, 두 달 남짓 기간 동안 50억 엔의 흥행 수익을 올렸을 정도다. 가장 큰 요인은 젊은 관객층이 움직였기 때문. <나나>와 최근 일본영화들을 중심으로, 신세대들을 잡은 일본영화 속 흥행 코드를 살펴보자.  
눈이 즐거운 화려한 캐스팅

<나나>의 출연진이 발표됐을 때 눈과 귀를 의심했다. 블래스트와 트라네스라는 두 그룹의 멤버와 그들의 주변 인물들이 적절히 얽혀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원작 팬들의 맘이야 그들 전부를 유명 배우들로 캐스팅하고 싶겠지만 그게 어디 가능하겠는가 싶었다. 그런데 그것이 현실이 된 것이다. 두 주인공 나나를 맡은 나카시마 미카와 미야자키 아오이는 음악과 영화 쪽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재목들. 여기에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인공을 꿰차고 있거나, 가능성이 보이고 있는 인기 배우들이 배역의 비중에 상관없이 합세했다. 팬들만 극장을 찾아도 어느 정도의 히트는 보장될 정도의 화려한 배우들, 그들이 만들어낼 신선한 화학작용은 영화팬들을 유혹하고도 남는다. 이런 스타들의 조합은 최근 일본영화의 추세다. 유키사다 감독의 최신작 <봄의 눈>은 청춘스타 츠마부키 사토시와 다케우치 유코의 조합이 화제였으며, 일본(쿠보즈카 요스케)과 홍콩(진관희)의 인기배우를 기용한 <같은 달을 보고 있다>도 배우들 덕분에 큰 관심을 모았다. 물론 스타가 영화 성공의 열쇠는 아니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실력을 갖춘 스타가 만나면 결과는 하나다.

히트할 것 같은 원작

우리나라에서는 원작을 찾는 게 최근 붐이 된 듯한데, 일본은 이보다 약간 일찍 시작됐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흥행수익 85억 엔), <전차남>(흥행수익 35억 엔) 등 최근 히트작들은 모두 리메이크된 것. 특히 우리와 비교도 안 되는 수의 만화가 나오고 있는 그쪽은 선택의 폭이 훨씬 넓다. <나나>를 설명할 때 일본 사람들은 흔히 ‘여중고생의 바이블’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이 다른 순정만화와 차별화되는 이유는 남자 독자들까지 팬으로 거느리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나 대사, 심리 묘사 등이 남녀를 막론하고, 독자층을 이루고 있는 지금 신세대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 2,700만 부가 팔렸다고 하니 그 인기는 바다 건너에서 보는 우리의 상상 이상인 것 같다. 이렇게 원작이 잘나가고 있는 데다, 영화는 그 원작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고스란히 옮겨왔다. 명대사가 그대로 쓰인 건 말할 것도 없다. 옷과 장신구, 헤어스타일까지 만화와 똑같은 주인공들이 스크린을 활보하고, 구도까지 만화의 컷을 그대로 옮기고 있다. 극장에 가면 활자를 영상으로 만나는, 그야말로 ‘신기한 경험’이 가능한 것이다.  
귀에 꽂히는 유명가수의 주제가

<나나>의 주인공 나나는 펑크 밴드 블래스트의 보컬이다. 원작에서 이것은 너무 중요한 장치다. 나나가 노래하고, 공연을 열고, 밴드 멤버들의 음악에 대한 크고 작은 고민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때문에 영화에서 절대 뺄 수 없는 부분이다. 피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한다! 일단 나나를 연기할 배우를 현재 가장 주가 좋은 가수인 나카시마 미카로 결정했다. 그리고 원작 만화가 야자와 아이에게 작사를, 라르크 엔 시엘의 보컬 하이도에게 작곡을 맡겨 주제가를 완성시킨 후, 블래스트의 다른 곡들과 합쳐 ‘나나’라는 가수 이름으로 CD를 발매했다. 시너지란 바로 이런 것. 영화와 음악이 서로에게 상승효과를 주며 지난해 각각의 분야에서 최대 이슈가 됐었다. 일본에서는 이런 식으로 영화나 드라마의 주제가를 잘 활용하는 편이다. 2004년의 유일한 싱글 밀리언을 기록한 노래는 다름 아닌 <지금, 만나러 갑니다>(흥행수익 48억 엔)의 주제곡 ‘花 hana’. ‘주제가를 부르면 뜬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라 인기 가수들도 적극 참여한다. OST 앨범이 아닌, 상대적으로 ‘영화 주제가’라는 개념이 약한 우리나라와 가장 다른 점인 듯하다.  
신선한 감각을 뽑아내는 감독

누가 뭐래도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다.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 영화의 분위기도, 배우들의 연기도, ‘감동’도 천지 차이가 나게 마련 아니던가. 여기에 신세대의 ‘필에 딱 꽂히는’ 세련된 감각까지 갖추면 어찌 발길이 움직이지 않으리. <나나>의 오타니 켄타로 감독은 신인 때부터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는 연출가. 두 커플의 독특한 러브스토리를 담은 <도라바이유>는 2002년 <키네마준보>가 뽑은 일본영화 베스트 10으로 선정됐으며, 달리는 기차 안에서 일어난 사기극 <약 30개의 거짓말>은 ‘일본판 오션스 일레븐'이라 불리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젊은 관객뿐만 아니라 비평가에게도 인정받은 그의 이름은 <나나>를 보고 싶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였다. <메종 드 히미코> 역시 배우도 배우지만 ‘조제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개봉 전부터 이슈가 된 케이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대규모 배급작이 아닌 미니시어터 작품으로서 3억 엔이라는 수익을 올렸는데, 당시 주 관객층이었던 20대들은 아마도 그의 작품에 지속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영화사 입장에서는 뉴스도 되고 흥행도 보장되는 이런 감독들을 자꾸 찾게 될 테고.  
[이 영화도 보고 싶다]
01 <SHINOBI>
드라마 <트릭> <고쿠센>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열혈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나카마 유키에와 지난해 일본 영화계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인 <메종 드 히미코>의 오다기리 조가 투톱을 이룬 퓨전 사극. A급 주연배우도 모자라 멋진 액션까지 있다.
02 <터치>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처럼 영상화의 유혹이 많은 작품도 없을 듯싶다. 현대를 살아가는 청년들, 역동적인 스포츠, 우회적이지만 폐부를 파고드는 대사와 인서트 컷. 쌍둥이 형제와 둘 사이의 여인 미나미, 야구를 가지고 펼쳤을 이누도 잇신 감독의 감성이 기대된다.

03 <플라이, 대디, 플라이>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는 듯했다. 원작 소설 첫 장에 ‘날개를 펼치고 빛이 비치는 곳으로-사쿠라이 가즈토시’라고 나와 있다. 이는 미스터 칠드런(Mr. Children)이라는 그룹의 ‘빛이 비치는 곳으로’라는 곡의 가사 일부. 소설의 영화화가 결정되고 나서 데뷔 후 처음으로 미스터 칠드런이 영화 주제가를 맡게 됐고, 스토리를 바탕으로 ‘러닝 하이’라는 주제가를 완성해 제공했다.
04 <더 우쵸우텐 호텔>
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글빨’이야 일본의 전 국민이 안다고 해도 좋다. 첫 연출작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로 각종 상을 휩쓸었던 그가 4년 만에 감독으로 돌아온 작품. 그의 이름만으로 합류한 십여 명의 주연급 배우들도 매력적이지만 순전히 미타니 작품이라 끌린다.


박은경 기자 200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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