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발매 첫주 50만장 5집째 판매 신기록>

<아유 -싱글 통산 2천만장 베스트셀러 제조기>

히키 4년만에 컴백 판매돌풍…아유 싱글발매로 맞불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 음악계가 모처럼 J팝 여왕들 간의 한판 대결로 술렁이고 있다.


빅매치의 주인공은 우타다 히카루(23)와 하마사키 아유미(28). 하마사키 아유미가 꾸준한 활동으로 만들어놓은 '여왕의 자리'에 오랜만에 복귀한 우타다 히카루가 치고 들어오면서 두 사람의 진검승부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명 '아유(하마사키 아유미의 애칭)와 히키(우타다 히카루)의 전쟁'이다.


왕위 쟁탈전에 불을 붙인 것은 우타다 히카루. 그는 지난 14일 4년 만에 내놓은 새 앨범 '울트라 블루(Ultra Blue)'를 발매하면서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답게 건재함을 알렸다. 히키의 복귀를 기다려온 음악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앨범은 발매되던 날 곧바로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랐다. 우타다 히카루의 '모든 앨범들처럼' 발매 첫주 50만장 이상 팔렸으며 2주차에는 100만장을 돌파했다. J팝계 최초로 데뷔 앨범부터 5장이 모두 앨범 발매 첫주에 50만장 이상 판매된 것이다.


오리콘 싱글차트에서 이미 1위에 올랐던 '디스 이즈 러브(This Is Love)'와 영화 '봄의 눈'의 주제곡 '비 마이 라스트(Be My Last)' 등이 담겨 있는 우타다 히카루의 새 앨범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매우 호의적. 일본 특유의 서정적 멜로디 라인과 서구적인 감각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앨범이라는 평이 다수다. 또 역대 최다 판매량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1999년의 데뷔앨범 '퍼스트 러브(First Love)' 때의 느낌이 살아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21일 방송된 NHK 'Top Runner'에 출연해 공백 기간의 생활을 들려줬던 히카루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정점에 달한 상태다.


하지만 '현 챔피언'은 '돌아온 챔피언'에게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걸 쉽게 용납하지 않았다. 하마사키 아유미의 40번째 싱글 '블루버드(Blue Bird)'는 21일 음반 발매 동시에 오리콘 싱글차트 1위를 차지했고, 통산 싱글 판매량 2000만장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여성 아티스트 중 최고 기록이다. J팝계 통산 서전 올스타즈, 미스터 칠드런, B'z, SMAP의 4팀만이 2000만장을 넘었다. 오리콘 싱글차트 1위 기록에서도 26곡으로 마츠다 세이코를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히카루의 기록에 기록으로 맞선 셈이다.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다. 아유미는 1998년. 히카루가 이듬해인 99년으로 불과 1년 차이지만 두 사람의 음악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미국 태생의 히카루가 기존 J팝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던 장르였던 정통 리듬 앤 블루스로 팬들을 사로잡았다면, 아유미는 카멜레온 같은 변신과 철저하게 일본화된 음악으로 왕국을 만들었다. 올 하반기 아유미의 새 앨범이 발매되면 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승부에서 승리한 자만이 '올해의 여성 아티스트'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