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기사전송 2008-11-13 11:01
10대들의 슬픈 사랑을 그린 영화 두 편이 13일 개봉했다. 1970년대 스웨덴을 배경으로 12세 왕따 소년과 뱀파이어 소녀의 사랑을 그린 ‘렛 미 인’과 평범한 여고생과 날라리 남학생의 순애보를 담은 일본 영화 ‘연공:안녕, 사랑하는 모든 것’이 바로 그것. 러브스토리가 뱀파이어 호러를 압도하는 ‘렛 미 인’이나 혼전임신과 유산 등 일본 10대들의 모습을 솔직 담백하게 표현한 ‘연공’ 모두 관객들에게 순수하고 슬픈 사랑에 대해 얘기한다. 두 영화 모두 스토리 구조를 살려주거나 보완해주는 아름다운 영상이 특징이다.
일본 영화 ‘연공:안녕…’
영화 ‘연공’은 일본에서 대히트한 모바일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최근 몇년 사이 일본 출판계에서는 모바일 소설들이 소설부문 베스트셀러 순위를 휩쓸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미카’라는 저자의 실화에 바탕한 휴대전화 소설 ‘연공’은 지난 2005∼2006년 연재 당시 1200만명이 접속하고 책으로 출판된 뒤 165만부라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었다.
지난해 영화로 만들어져 일본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를 비롯해 8주 동안 상위권에 머물렀다.
원작인 소설과 영화가 모두 성공한 이유는 순애보적인 스토리에 일본 10대들의 거침없고 진솔한 모습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가족과 친구 밖에 없었던 평범한 여고생 다하라 미카(아라가키 유이·新垣結衣)는 방학식 날 우연히 도서관에 두고 온 휴대전화를 계기로 학교 최고의 킹카인 사쿠라이 히로(미우라 하루마·三浦春馬)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히로와 사귀게 된 미카는 강간을 당하기도 하고 히로의 아기를 유산하는 등 수많은 고난과 주변의 방해를 겪으면서 풋풋한 첫 사랑을 키워나가지만 이듬해 봄 히로는 갑자기 이별을 통보하고 사라진다. 히로와 헤어진 뒤 괴로워하던 미카는 자상하고 따뜻한 선배 후쿠하라 유우(고이데 게이스케·小出惠介)를 만나면서 안정을 되찾는다. 그러나 히로가 암에 걸려 자신을 떠난 것을 알게 되자 유우와 헤어지고 다시 히로를 찾아간다.
얼핏보면 유치하고 뻔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여성감독 이마이 나쓰키(今井夏木)가 연출한 서정적이고 유려한 영상과 일본의 대표적인 포크록 밴드 ‘미스터 칠드런’의 음악, 일본 영화계의 떠오르는 신성 아라가키 유이와 미우라 하루마의 캐스팅으로 10대와 20대 관객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작품이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