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동안 요청 게시물만 올리다가 제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 합니다
미스치루팬이 된지 11년되었네요
소원이었던 라이브직관도 올해 12월에 가게되었습니다
지금 하나노니오이를 듣고 또 듣고있습니다
어제 오랬동안 알고 지낸 형님께서 자살하셨습니다
알게 된지는 7~8년정도로 길다면 꽤 길죠
만남도 평범하지 않았어요 중증우울증으로 정신과병동에 입원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만나게되었습니다
저는 3개월 형은 6개월
입원하게된 시기도 비슷했기때문에 저 먼저 퇴원하게 되었죠
형은 퇴원하자마자 저에게 연락을 했고, 친하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서로 비슷한 병으로 아니 그 형은 저 보다 심했습니다
거기에 신체적으로 하자도 많았지요. 그러다보니 약을 꾸준히 먹어도 좀처럼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늘 불안해 했습니다.
저도 올해 안좋은일이 있어서 4개월간 아무것도 못하고 자해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 담당선생님께서 일본어를 할수 있으니 일본에 재활한다는 느낌으로 여행을 가보는건 어때요? 라고
괜찮을거라고 생각해서 곧바로 후쿠오카에가 여러집에 전전하면서 한국에 관심있는 친구들한테 한국어를 가르쳐주면서
어떻게든 90일가까이 생활해습니다 그 사이에 그 형은 가족에게도 외면받고 자살계획을 세우고 있었죠.
어떻게 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청산가리급 독극물을 구했다 하더라고요. 한국으로 돌아가면 뺏을 생각이었습니다만...
일본 생활은 쉽지는 않았고 고생의 연속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형에대해서는 신경쓸 겨를이 없어죠
하지만 저에게는 그런 고생이 필요했고 살아갈 목적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왔죠
돌아오자마자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고, 형에게도 같이 일자리 구하자고 권유했습니다.
사는 동네가 달랐기에 제 집에 오게 했죠, 저희집은 어머니, 저 , 남동생 세식구가 함께사는 가정집입니다.
당연히 눈치가 보였겠죠. 돈을벌게되면 고시원을 잡겠다고 하더군요. 제가 어느 회사에 면접을본날 형에게도 면접을 보라 말했습니다
그게 아마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형이 면접을 보는날에 저는 합격통지를 받았고, 형의 결과는 다음날 이었습니다. 굉장히 불안해 하더군요. 하지만 걱정할거 없다, 안되면 다른곳도 많다.
일용직이라도 같이 하자 하며 위로를 했습니다. 괜찮은줄 알았습니다. 그날 자기전에 옷이 더 필요할지모르니 아침일찍 집에 다녀오겠다고 하더군요.
점심때쯤 일어났을때 형은 없었고, 당연히 집에 가서 짐을 챙기고 다시 올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면접 결과는 어찌되었나 카카오를 보내고 대충 시간을 보내다 다시 잠이 들고 일어나보니 오후 6시였습니다. 저희집에 돌아오지도 않았고, 카카오도 읽지 않았더라고요. 그때부터 불길해서 정신차리고 둘러보니 짐챙기러 간다는 사람이 오히려 가져온 짐을 전부 챙겨 나갔더라고요. 그 전에도 여러번 죽겠다고 관종짓 한적은 있었지만, 이번엔 눈이 번쩍 뜨이더군요. 독극물을 갖고있고, 한수저만 먹어도 죽기 충분하고, 충동적으로 먹게되면 진짜 위험하다고 판단되어서 바로 형 집으로 갔습니다. 자가용도 없어서 버스로 1시간 걸려서 겨우겨우 도착해서 일단 신고부터 하고 집에 찾아서 현관문을 막 두드렸습니다. 여러가지 생각해보니까 집이 아닌 모텔이라도 잡았다던가 했다면 어떻게 막을수 있을까 막막했습니다. 경찰이 오고 상황설명하고, 다음에 소방대원들이 오고
하지만 함부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거나 하기에는 집에 있는지 없는지 확인이 되어야 할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위치추적도 어려운 상태였고, 어머니는 출근하시고 퇴근하는 ㅣ간이 저녁 10시 정도였습니다. 경찰쪽에서 맨션주인에게 전화를 해 마스터키가 있다면 와달라고 했지만, 그냥 무작정 협조는 안해주더라고요. 짜증이 나더군요. 일단은 오기로 하였고, 그 사이에 소방대원들이 문을 안부수고 들어갈 방법을 찾다가 창문쪽으로 사다리로 들어가는 방법으로 정했는지 모두 맨션 밖에 있더군요. 그 사이에 어머니께서 퇴근하셔서 집에 오셨고, 눈이 동그레져서 저를 봤습니다. 저는 어머니께 형이 지금 약을 먹은것같다...놀라지 마시고 일단 문부터 열어달라고 하던 찰나에 소방대원들이 안에서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거실에 쓰러져 있고 옆에는 토사물까지 있었습니다. 눈을 감고있었지만, 뭔가 깜빡거리는것도 같았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경찰과 소방대원들의 일이었고, 현장에 있는건 안되서 쓰러질듯말듯한 어머니를 데리고 맨션 밖으로 나왔습니다. 걱정하지말라, 그냥 정신을 잃은듯 보였다라고 진정시켜드리고 패닉상태인 어머니대신 형의 누님께 전화드려 상황설명 드렸죠. 울먹하시면서 지금부터 출발할테니 어머니좀 부탁하시더군요. 일단 제가 할수 있는일은 최대한 하겠다고 마음 먹었죠.
시간이 지나자 형사분께서 오셔서 이제부터 할일에 대해 설명해주시는데, 변사체라는 단어에 저는 제 귀를 의심하고 되물었습니다. 변사체요? 사망했나요?라고
옆에 어머니도 계셨지만 어차피 알게되실일이라 별로 신경쓰지않았습니다. 그러자 소방측에서 얘기 안해주셨구나;; 네 사망하셨습니다, 몸이 굳어있어 있는거보니 시간이 꽤 지난거라고...
제가 본게 변사체 였던겁니다. 눈이 깜빡이던건 제 착각이었습니다...
물론 어머니는 더욱 충격을 받으셨고, 저를 놓고 벌벌떠시더군요...누님이랑 매형께서 오기를 기다리며 제가 할수있는 일을 전부 했습니다. 경찰서에서 저는 신고자로서 따로 조사를 받고 있었죠. 그 와중 누님께서 오시고 그 다음 매형이 오시고, 조사받으면서 느낀건데 형의 가족들은 정말 형을 포기한 상태였는지, 제가 알고있는 형에 대한것을 모르는게 너무나 많았습니다. 지금 글을 쓰면서 생각난건데, 한국에 돌아와 형에게 연락하고 오랜만에 만난 형과 커피를 마시며 했던 이야기중에 가족들은 자신이 죽기를 바라는것 같다고 말한 기억이 나네요. 뭐 힘든사람은 수 없이 많지만, 이 형은 제가 봐도 너무나 안쓰러운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형 입장이었다고 같은 선택을 했을거라 말할수 있을정도로....
어머니 누나 매형 누구라도 조금만 조금만이라도 신경을 써줬으면 이렇게까지 되었을까...라고 조금 화도 나더군요. 한편으로는 제가 도와준다고 한것이 오히려 그 형에게는 더욱 궁지에 몰게 한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 남아있어서...가족분들한테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안나오더라고요...조사가 끝나고 매형께서 고맙다 그런데 어찌 알고 왔냐고 물러보더라고요. 저는 전부터 알고있었다 독극물을 갖고있는걸...라며 말하면서 욱하는 뭔가가 있었지만, 솔직히 따지고 싶었습니다만, 제 탓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렇게 되어서 죄송합니다..라고밖에...
정확히 어제일입니다. 날이지나서 이틀전이 되었는지 뭔지 그런건 모르겠고. 제 느낌으로는 어제 일입니다.
하나노니오이를 들으면서 글을 적어 보네요. 그 형한테는 의지할수 있는 사람이라곤 저밖에 없었습니다. 굳이 여기에 글을 적는 이유는 저는 미스치루의 음악으로 성장도 하고 배운것도 많고 제 나름 주관이 생겼고 솔직하게만 살아가자라는 아무것도 아닌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무거운일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가볍게 생각한다거나
제 인생의 반 이상은 미스치루의 영향으로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남에게는 좋은말 위로의말 해줄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 저도 자신에게는 냉정하네요.
아무튼 글을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조금이라고 고인에대한 명복을 빌어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확인하고 고치기에는 너무 길기에 그만두겠습니다. 죄송합니다.
2018.10.01 02:44
2018.10.01 18:21
정독해 주신거 너무 감사드립니다 위로의 말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12월 공연만을 생각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2018.10.02 00:04
긴 글을 읽다가...
수많은 일들로 정말 많이 힘드셨을 거라는 생각에
댓글 남기고 갑니다.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죽을만큼 힘들고 더이상 못참을만큼 괴롭다고 느꼈던 시간들도,
지나고 나면 언젠가는 분명히
담담하게 떠올릴 수 있는 날도 오더군요.
살면서 겪는 그런 경험들이 쌓여
가끔 막막한 일을 마주해도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간 그렇게 되리라, 믿으며 살고 있어요.
비슷한 가사가 있었던 것 같아서
미스치루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설사 어렵고 힘든 시간이 오더라도,
언젠가는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겨내고 회상할 수 있는
그럴 수 있는 행복한 날이 분명 올 것으로 믿어요.
그리고 앞으로의 조하늘님의 삶에는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기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두 번 응모 모두 탈락했는데...
12월 콘서트 못가시는 분들 몫까지 신나게 즐겨주시길.
2018.10.02 21:46
정말 감사드립니다ㅠㅠ 12월 공연으로 새 출발할 다짐을 했습니다
위로의 말씀 너무나 감격스럽고 여러분들덕에 조금씩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다시 감사드립니다
2018.10.02 02:01
공감이 많이 되는 글이라 짧게 남기고 가요.
지인 분, 토닥이며 잘 보내주세요.
조하늘씨가 행복의 이정표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그 중의 하나가 미스터칠드런이기도 하겠죠?
나를 내몰아도, 내몰려도 이거만 무사하면 된다는 작고도 큰걸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문득 작년 삿포로에서 미스치루 돔 투어를 처음으로 관람하고 다음 날 비에이로 가던 기차 안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생생하게 구원받은 느낌이었어요.
저는 이번에 4차 까지 모조리 낙선해서 투어 참여는 어렵게 되었지만, 십이월의 공연에서 행복한 시간 되길 바래요!
2018.10.02 21:53
네 맞습니다. 믿기힘드시리라고 생각합니다만, 미스치루의 음악으로 정말 힘들때 버텨왔고 그 덕에 소원이었던 공연에 가게되어 삶의 목표와 생기가 돋았습니다
미스치루 티켓당선에는 3개월 일본생활중 만나게된 일본인여자친구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는 아예 시도조차 못했을 겁니다.
저도 다른의미더라도 분명 울거라고 생각합니다ㅠㅠ
감동와 감격과 환희를 느끼고 가벼운 마음으로 새 출발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위로의 말씀에 다시 감사드리며 이번 새 앨범 들으시며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합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2018.10.03 00:09
조금의 떨리는 마음으로 글 잘읽었습니다. 최근에는 다른가수들의 노래도 듣기도 했지만 지난 10년간 미스터칠드런의 영향을 받으면서 울고 싶은 나날들을 잘 버텼는것 같네요. 이때까지 운이 좋아 4번이나 투어에 갈수 있었고, 그로 인한 느낀점은 내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열심히 살아간다면 미스터칠드런 형님들의 콘서트를 더 많이 볼수 있다 라는 마음으로 지금도 잘 버티고 있습니다. 12월 투어 잘 다녀오시길 기원하며, 또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8.10.03 13:35
감사드립니다 그렇군요 저는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간절하고 그로인해 그날까지 뭐든 할수 있을듯한 기분입니다. 다시 감사드립니다 미스치루를 피부로 느끼고 오겠습니다!
2018.10.03 00:18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글쓴이님도 얼마나 놀라고 힘드셨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참으로 먹먹해지네요~ 당사자가 아니면 온전히 알기 힘든 그 감정을..... 함께 미스치루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자격은 안 되지만 위로를 드리고 싶네요 글을 읽으면서 미스치루의 ALIVE가 떠올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글쓴이님과 원더풀 회원님들 모두 힘들지만...힘내시길 바랄게요 모두 평안한 밤 보내시길...^^
2018.10.03 13:37
위로의 말씀 너무 고맙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읽어주실거라고 생각못했는데... 또 다른 형태의 감동을 경험하게 되었네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018.10.03 14:12
우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 또한 불과 2년전 남들이 생각하기엔 어쩐지 몰라도 저로서는 매우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 시기에 저를 지탱해 주었던게 바로, Tomorrow never knows라는 곡이었고, 그렇게 미스터 칠드런을 알게되었습니다. 정말 제 고등학교 학창시절은 지금까지 미스터 칠드런이 지탱해 주었다 해도 과장이 아닐정도로, 좋은 일이든 힘든 일이든 항상 그들의 노래와 함께 울고 웃고 했던것 같네요.
그 형님분에 대해 제가 함부로 말할수 있는건 아니지만, 혹시 Tomorrow never knows라는 노래를 그 형님께서 아셨더라면 저처럼 무언가 달라질수도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저는 이제 수능이 50일도 채 안남은 고3현역 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공부를 하다 지치면 미스치루 형님들에게서 힘을 받고 있습니다. 조하늘 회원님도 지금까지 그래오셨듯이 앞으로도 힘이드실때 미스치루의 노래가 항상 함께하여 떠난 형님분의 몫까지 힘을 내어 살아가기를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P.s. 그리고 12월 공연 가시는건 정말 부럽습니다 ㅠㅠ 저는 공연하는지도 며칠전에 알았는데 ㅠㅠ 아무쪼록, 못가는 회원분들의 몫까지 잘 다녀오세요!
2018.10.05 03:31
삼가고인의명복을 빕니다. 글쓴이님이 형님 생전에 가장 큰 위로 주신 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잘 보내주시고 마음 잘 추스르셨으면 해요.
이런 공간이 있어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다는 점에 미스치루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 모여 만들어진 원더풀이 있어 참 다행이란 생각도 드네요.
12월 공연도 잘 보고 오시구요 요즘 일교차 크고 날 점점 추워지니 건강도 챙기세요.
2018.10.20 01:0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형님은 꼭 좋은 곳에 계실 거니 글쓴이님께서 자책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 형님도 글쓴이님의 자책보다는 형님이 못했던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미스치루 노래 가사를 보며 많은 위안을 얻었고 위안을 얻고 있는 사람으로서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낼 님이 콘서트에 다녀와 다시 한번 큰 힘을 얻었으면 합니다.
천천히 정독했습니다. 이런곳에 나마 속 안에 있는 이야기 털어놓으신거 잘하신거라 생각합니다. 그분께서는 좋은곳으로 가셨을겁니다.
여러감정이 드시겠지만 제가 볼땐 하늘님은 충분히 열심히 살고계신것 같아요.
12월에 미스치루 공연가셔서 좋은 감정 많이 느끼고 오시길..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