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라는 것은 길들이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만 귀에 들리는 음악이라는 것은
눈으로 확연히 보이는 시각적인 것과는 다른 추상적인 부분에 속하는 것이라
아주 미묘한 차이에 의해서 그 상위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텔레비전은 한번 사면 몇 년이고 보지만
오디오나 음향 기기는 성능에 따라 자주(텔레비전에 비해서) 향상된 기종을
추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상당히 깐깐편이어서 열악한 환경에서도
좋은 음을 듣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잡음을 없애고 깨끗한 음질로 들을려고 오디오도 수시로 점검하고
컴퓨터로 들을 때는 비싼 사운드 카드에, 스피커에, 헤드폰에
(큰 엠프도 있지만 아파트로 이사한 후로는 거의 들을 수도 없었지요)
조악하지만 나름의 방음 장치에도 심혈을 기울였어요.
하지만 서울에 올라오면서 전부 두고 왔습니다.
달랑 CDP하나로 연명하고 있지요. 회사 컴은 너무 조악하고 잡음이 많아서
듣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날만큼 싫어요. 특히나 그 전기 감전될 뻔한 오래된 스피커에는
손도 못대고 이어폰으로 간신히 듣고 있었는데 옆 책상을 쓰고 있는 선배가
음악을 엄청나게 크게 틀어재끼는 바람에 이쪽의 이어폼 볼륨은 더욱 높아만져요.
그것마저 스피커가 제대로 안 나오는데다가 찢어지는 소리가 나서 도저히 듣고 싶지가 않네요.
마감 때에는 특히나 CDP에 크게 의존하는데 철야하는 내내 음악을 듣는데
오늘 모두가 심각하게 저의 귀건강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거에요.
하루에 2시간 이상 이어폰으로 들으면 난청이 생기고 세균 감염의 우려가 있다고 하네요 ㅠ.ㅠ
이어폰을 다시 바꿀까도 생각 중이지만 이어폰이나 헤드폰이나 귀에 좋지 않은 건
매 한가지죠. 스피커를 산다고 해도 사운드 카드가 저모양이니(회사 사운드 카드까지 바꿔줄 정도의 아량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거의 없어서 집에 사두기에는 번거롭고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지금은 아무것도 안듣고 글을 올리고 있지만 음악이 없으니 제법 허전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