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앞 현관의 눈을 쓸면서 하염없이 궁상에 잠겼던 웁스가이.
백미현의 눈이내리면을 흥얼흥얼~(눈이 내리면♩ 지울 수 없는~♩)
손님도 없고.. 잠은 솔솔 오고 편의점 알바는 그렇게 마쳐가는듯 싶었습니다.
그렇게 카운터에서 꾸벅 꾸벅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문밖에서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손님들이 우루루루- 몰려 들어오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니 그런데 이게 웬걸~~~~
어여쁜 일본인 아가씨들'만' 단체로 가게에 삼삼오오 때지어 오는것이었습니다.
순식간에 가게는 일본인 아가씨들로 인해 점령당하고 전에없던 활기가 가게안을 휘감았습니다.
'둘, 넷, 여섯... 에에? 열 두명??'
그렇습니다. 어여쁜 처자 열 두명이 웁스 주변에서 왁자지껄 담소를 나누며 물건을 고르는데
심장이 쿵쾅쿵쾅 마구 요동을 치더군요.
'침착하자, 이건 꿈이 아니고 현실이며, 더구나 이 사람들은 가게 손님일 뿐이야.'
이런 떨림이 몇년만인지. 예전 숯기없던 시절이 생각나더군요.ㅡㅡ;;
제가 매사에 솔직한 편이라 표정에서 마음이 다 드러나는 편인데
아, 정말 표정관리가 안되더군요. 어쩔줄 몰라서.....
남자 한명에 여자 열 두명이 공존하는 공간은 참으로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한분 한분 일본어로 계산해드릴때마다 방긋 웃으며 '카무솨합니다.' '쌍-큐'를 날려주던 그녀들.
손을 흔들며 '안녕' 이라고 말해주는 손님까지. 아....잠시나마 행복했습니다.- _-;
그리고 모두 떠난뒤에 다시 찾아온 황량함.
잠시나마 활력을 찾았으나 돌아오는 현실은 시궁창(笑) 여기서 끝인줄 알았는데...
10분 정도 뒤에 아까 계산했던 일본인 손님중 세분이 가게안에 다시 오시더군요!
손님: 일본어 가능하세요~?
웁스: 조금 합니다ㅎㅎ
손님: 길을 잃었는데 **호텔 위치를 못찾겠어요, 아시나요?
웁스: 물론이죠, 밖으로 나가실까요~
저도 예전 일본여행 당시 길을 해맬때 도움받던 경험이 있기에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손님: 일본어는 어떻게 하시게 되었나요, 따로 공부하셨나요?
웁스: 일본에 두번 다녀왔어요ㅎㅎ(쌩뚱맞은 대답-0-)
웁스: **호텔은 직진하셔서 왼쪽으로 돌아가시면 나옵니다^0^
손님: 아~~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선 대뜸 저에게 손을 내밀더군요. 얼떨결에 한분한분 악수하고ㅎㅎ
손님도 없던 차에 가게 문 잠시 잠그고 배웅해 드릴까 말까 0.5초 고민했지만
그냥 보내드렸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더군요.
자신있게 알려주었던 길이 '정 반대'로 설명한겁니다.ㅡㅡ;;;
신경쓰여서 계속 가게밖에서 돌아오길 기다렸는데 돌아오지 않는 손님 세분.......
조금 미안한 마음도 있었고, 한 발 더 나아가서 호텔앞까지 바래다주고 연락처라도 받아올껄 하는 생각이 진하게 남네요ㅠㅠ 저도 전차남이 되고 싶었으나 현실은 역시 시트콤이라능(笑)
마침 가게안에서는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가 라디오로 진하게 울려퍼지더군요.
국제 연애도 나쁘진 않겠어 라는 생각을 다시금 갖게됐던 하루.--;;
대설도 지나고 한해도 저물어가네요. 모두 건강 관리 잘 하시고 해맑은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연말이 되면서 올해 계획이 어땠는지 꼼꼼히 생각해보는데.. 엉망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