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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대화

웁스가이 2005.10.01 21:37 조회 수 : 122

길을 걷다 우연히 비디오와 책들을 대여해주는 점포가 폐업처분을 하는 게 눈에 띄더군요.

얼떨결에 구경이나 할 겸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혹시나 좋은 물건이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작용을 했죠.  40대 정도의 아주머니 한 분이 계시더군요.  순간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온몸을 감쌌습니다. 제가 관상을 본다든가 그런 건 아니지만 말로 표현하기 힘든 범상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보통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서 잘 보이지 않는 내공(?)이랄까요.


일단 마음을 진정시키고 황미나의 옛 작품들이 있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아쉽게도 황미나 씨의 옛 작품들은 구하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아쉬웠습니다.

그러면 혹시 닥터K2부(의학 만화)가 있는지 물어보았죠. 그런데 주인 아주머니의 눈에 빛이 나더니

닥터K 정말 괜찮다고 멋진 작품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더군요. 순간 놀랐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는 닥터K와, 대털, 타짜, 좋은사람 이렇게 네 작품(특히 닥터K)인데

여성분들 특히 중년의 아주머니께서 이 작품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니 같은 팬으로서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그렇게 닥터K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비디오 쪽으로 얘기가 넘어갔습니다.

로빈 윌리엄스의 주연의 '굿모닝 베트남' 을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었는데 조만간 구할 수 있을 듯싶어서 다행이더군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왕가위 감독의 작품들로 이야기를 나눴죠. 아주머니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 지더니 화려한 입담을 보여주셨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왕가위 감독 팬인데 이분은 팬의 수준을 넘어서 마니아라고 봐도 손색이 없겠더군요.

장예모 감독 얘기도 나왔는데 붉은 수수밭과, 홍등 그리고 공리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시는데
열띤 예찬에 저도 모르게 혀를 내두르고 이야기만 쭉 들었습니다.  

만화책과 영화에 상당한 내공을 가지신 분이라 생각하고 이참에 김기덕 감독님 작품들도
충분히 보았을 거라는 확신에 얘기를 꺼내보니 역시나!!

대뜸 '악어'를 집어서 제 손에 쥐여주시더군요. ㅡ,.ㅡ;

그렇습니다. 이분은 김기덕 감독님 작품들까지 몇 번을 반복해서 보셨던 분이더군요.
나이와 성별만 다를 뿐, 취향은 저랑 완전히 똑같았습니다. 혀를 내 두를 정도로.

덕분에 저도 내공이 살짝 늘었다고나 할까요. 뜻밖의 장소에서 공통점을 가진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다 보니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그렇게 요즘은 옛 작품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답니다.

작년이 맘 때쯤에는 청주가 가고 싶어서 무작정 떠났었는데 올해는 어디로 갈지 살짝 고민되네요. 마음은 강원도로 향하고 있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혼자 여행가는 게 어색해집니다.^^
그럼 모두 즐거운 하루 되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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